[한 기업의 질문]

“방금 전 저희 홍보실에서도 인지하지 못했던 회사관련 재판 판결이 났습니다. 법무팀이 공유를 안 해 줘서 판결이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와 관련해 많은 기자들이 전화 문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희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기자 문의를 핸들링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현 상황에서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회사 공식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실에서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불확실한, 틀린, 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기자에게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물론 추측이나 예상도 절대 피해야 하는 것에 포함되지요.

반대로 현상황에서 홍보실이 꼭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입니다. 법무팀이 공유하지 않았다면 빨리 법무팀에게 정보를 받아야 합니다. 정확하게 법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법무팀 담당자에게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대한 신속하게 이해를 형성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특성은 어떻습니까? 홍보실의 공식입장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한 두 시간 내에 또는 바로 몇 십 분내에 공식입장을 받기 원하지요. 기자의 요청에 부응하려 하니 홍보실이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기자의 요청에 대하여 시간을 확보하고자 하니 기자가 실망하고 관계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홍보실은 홀딩 메시지라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홀딩이라는 의미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정 기간을 멈추어 놓고 그 이후 공식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기자가 빨리 기사를 써야 할 때 그에 바로 응할 수 있게 공식입장이 마련되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홍보실에서는 대부분 홀딩 메시지를 전달하곤 합니다.

여러분이 기사나 보도에서 접하신 메시지 그대로입니다. “현재 상황을 파악 중입니다.” “현재 판결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항소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이 상황 메시지에 따라 앞으로의 약속 메시지를 붙이기도 합니다. “상황 파악이 마무리되면 즉각 공식입장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판결문 분석이 끝나면 관련한 공식입장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그런 목적의 메시지입니다.

일부 상황에서는 기자의 질문에 적절한 메시지가 여의치 않거나, 답변을 가능한 피하고 싶을 때도 홀딩 메시지를 사용합니다. “현재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저희가 언급 드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저희 입장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오너 개인의 사안으로 법인 차원의 입장은 없습니다.” “시장 루머에는 코멘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들이 그런 류입니다.

다시 강조 드리지만, 정확하지 않은 메시지가 공식창구인 홍보실을 통해 나가서는 절대 안 됩니다. 메시지가 최대한 정확해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는 완전하게 정확하고, 필히 내부적으로 합의되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이런 결과물을 위해 홍보실은 언제든 홀딩 메시지를 활용해야 합니다. 이는 상대 기자에게도 좋은 홍보실의 배려일 수 있습니다. 기자가 오보를 쓰지 않게 도와주려는 과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