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사진=호텔롯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사진=호텔롯데.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호텔·면세업계의 2023년 전망에 대해 ‘단기적인 위험 요소’(Risk factor)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1일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호텔·면세업계는 ‘금리상승에 따른 유동성 위축’,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둔화’, ‘달러강세’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부정적 영향의 정도를 ‘부정적·다소부정적·중립적·다소긍정적·긍정적’ 등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호텔·면세업계는 ‘다소 부정적’에 분류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금리의 급격한 인상,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2023년 거의 모든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다만, 산업별 영향의 정도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 역시 올해 호텔·면세업계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점차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저하고’(상반기 저조·하반기 회복)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흥국증권은 “호텔신라의 경우, 올해 실적 모멘텀이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면세점 사업의 구조개선으로 당초 예상보다 실적회복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2999억원, 영업손실은 6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지급 수수료와 마일리지에 대한 충당금 조정 등이 주된 요인이었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결기준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2.3% 감소한 수준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따라 올해 상반기는 급격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또한 지난해 3분기 누적 면세 사업부 매출은 3조7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지만 영업적자 53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호텔 사업부 매출은 6929억원, 영업적자는 308억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 효과로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면서 “다만 예상보다 외국인 수요는 늘지 않았고, 면세업종 회복세도 중국의 정치 보복 등에 따라 지연되면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도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개사 중 한 곳 이상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총 39곳이었다. 호텔·면세, 유통, 정유 등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이 많았다. 이에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도 각각 AA에서 AA-로 하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