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지역 3대 규제 철폐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지역 3대 규제 철폐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규제의 폐해를 호소했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규제 완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나섰다.

김 지사는 30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제 철폐 없이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은 없다”며 “제 한 몸 바쳐 규제 철폐 운동을 전개하겠다. 도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자치단체장과 힘을 모아 규제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완화가 필요한 구체적 사례로 오송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대청호 개발과 관련된 규제를 적시했다.

오송3산단은 오송역 인근 산업단지 부지로 충북도는 2021년 12월 국토교통부에 사업승인신청을 했다. 부지 규모는 676만5000㎡(205만평)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화장품, 신재생에너지 등 190개 업체가 입주 의사를 밝혔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 캠퍼스와 국제고 설립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 협의 과정에서 “산단 내 농업진흥지역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부동의’ 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충북도가 제안한 면적의 절반 정도(330만㎡·100만평)만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200만평을 확보해야만 한다”며 “오송의 농업진흥지역을 지키기 위해 바이오·배터리 등 첨단산업단지를 불허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신쇄국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청주공항에 대해서는 화물 운송용 활주로 연장을 요청했다. 청주공항은 17전투비행단의 군용활주로 2개 중 1개를 나눠 쓰고 있다. 김 지사는 “실제로는 군용활주로 1개 중 50~70% 정도만 민간항공기에 내주고 있다”며 “현재 1시간당 6~7회인 슬롯 배정 횟수를 더 늘리거나 활주로 한 개를 민간에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핵심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역시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고 호소했다. 충북도는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를 중심으로 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청남대가 있는 대청호는 상수원 보호구역(1980년·150㎢), 특별대책지역 1·2권역(1990년), 수변구역(2002년)  등 삼중 규제로 개발 제한에 걸려있다.

김 지사는 “정부는 대청호에 상수원보호구역을 설정하면서 애초 15㎢였던 면적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10배 가까이 늘렸다”며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있는 해제 면적은 문의면 소재지 1곳(0.27㎢)에 불과한 데 적어도 청남대 주변을 포함해 5㎢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북지사가 주장하는 규제개혁, 범국민운동을 제안한다”는 글을 띄워 힘을 보탰다.

한편 김 지사는지난  28일 새벽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라는 제목을 단 페이스북 게시문에서  "미치겠다" "기가 막힌다" "희망도 없다"는 표현과 함께 충북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철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이어진 <이코노믹리뷰>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게시문을 올린 배경을 설명하며 "지금은 기술패권의 시대며, 무엇보다 배터리 시장에서는 극한경쟁, 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충청북도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가 정부 부처의 칸막이 규제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