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G, 혹은 FAANG으로 대표되는 빅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초거대AI로 대표되는 딥테크에서도 두각을 보이며 모바일, 클라우드에 이어 제3의 패권 플랫폼을 구축하는 중이다. 시장 독과점 우려는 여전하지만 기술의 시대는 영원한 셈이다.

다만 시장 전반으로는 위기가 닥쳐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팬데믹이 종료되고 앤데믹이 시작된 2022년부터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FAANG의 시가 총액은 무려 3조달러나 사라졌다.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처음 제시한 FAANG2.0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미국의 유정 시설에서 원유가 시추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의 유정 시설에서 원유가 시추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FAANG2.0-연료(Fuels)
연료, 즉 에너지는 FAANG2.0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원유, 석탄,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는 그 자체로 인류의 삶과 산업의 지속성을 전제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국제유가의 경우 현재 완만한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안심할 수 없다. 국제유가는 말 그대로 생물처럼 움직이며 주변 경제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유가의 흐름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OPEC,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미국 등 서방의 대응, 각 국의 산업 현황 등 복합적이다. 특히 각 국의 산업 현황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팬데믹 기간 강력한 셧다운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하던 중국이 최근 리오프닝 체제로 돌아서며 국제유가가 자주 움직인다. 

중동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 및 감산 결정, 여기에 외부의 변수들이 뒤섞이며 국제유가가 춤을 추는 경향도 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추진했으나 미국 셰일가스의 반격을 우려한 러시아가 반대한 일이 있었고, 그 즉시 증산 치킨게임이 벌어졌다 다시금 전체 감산으로 돌아서는 극적인 상황도 벌어진 바 있다. 최근까지도 인플레이션 정국을 우려한 미국의 증산 요청에 사우디가 페트로 달러 체제를 볼모로 삼으며 중국과의 밀월을 시사하는 등 소위 '2차 세계대전 체제'를 흔드는 일도 벌어졌다. FAANG2.0의 F에 해당되는 국제유가 시장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원유시장은 글로벌 경제, 특히 산업에 필수적이라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입김이 개입하기 좋기 때문에 더욱 예민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의 노드스트림1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제공받는 독일의 발전소. 출처=연합뉴스
러시아의 노드스트림1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제공받는 독일의 발전소. 출처=연합뉴스

천연가스도 중요한 요소다. 

천연가스 시장의 큰 손은 러시아지만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자국의 천연가스를 전략자산으로 삼았고, 그 영향으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한 때 천정부지 뛰었다.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비상이 걸린 이유다.

최근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제재가 시작된 가운데 중국 등 일부 국가가 러시아 천연가스 수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유럽을 지원하기 위해 LNG선을 대거 발주, 천연가스 대서양 수송작전을 벌이는 등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돌발변수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은 단기적으로 약세, 장기적으로는 강세가 점쳐진다. 사실상 롤러코스터다.

우선 유럽 등 북반구에 겨울이 끝나가며 천연가스 고공행진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이진호, 류제현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가 늘어나고 중국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 에너지 절약 노력 및 부담으로 인한 소비량 감소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도 약 60bcm의 천연가스를 수출, 유럽의 비축분 확보에 큰 도움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가격 강세가 점쳐진다. 미래에셋증권 이진호, 류제현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천연가스 수요를 회복하고 러시아의 유럽 등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유럽과 아시아의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에 더 무게를 뒀다.

한편 석탄과 전기(전력) 시장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해 자연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중국이 자국 내 석탄 발전소 가동을 줄였다 공급선이 무너지는 일이 벌어졌고, 석탄 자체도 전략 자산화가 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금수 조치를 해제하기는 했으나 중국은 한 때 미국의 편에 선 호주의 석탄 수입을 금지한 바 있으며 그 대신 인도네시아와 러시아의 대중 석탄 수출이 전년 대비 지난해 각각 39%, 44% 증가한 바 있다.

[수혜주:엑슨모빌, 셰브런 등 에너지 관련 주]

인천국제공항 정경. 출처=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정경. 출처=연합뉴스

FAANG2.0-항공(Aerospace)·방위
시장에서는 항공주의 상승에도 주목하고 있다. 팬데믹이 종료되며 리오프닝 시대가 열리자 항공주들의 강세가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김영호 애널리스트는 "주간 국제선 여객이 이미 2019년의 50%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라며 "2023년 내국인 출국자 수가 2019년의 70%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여행주와 함께 항공주의 상승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항공 여객 순위 1,2,3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도 비록 부침은 있으나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엔데믹, 즉 리오프닝이 시작되며 경기침체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에 여행주는 물론 항공주의 성장도 제한적일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셧다운이 풀리며 일종의 여행 보복심리가 발동해 잠깐은 여행 및 항공주가 각광을 받겠으나,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떨어지면 여행 및 항공주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팬데믹과 엔데믹을 거치며 하이브리드 워크 방식이 부상, 경기침체로 낮아질 수 있는 수요를 상당부분 만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레저(Bleisure) 현상이다. 당초 출장과 관광 및 레저를 함께 즐긴다는 개념에서 지금은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일과 여행의 일상이 무너지는 현상을 뜻하게 됐으며, 이 수요가 낮아진 단순 여행 수요를 메워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블레저 현상 하나로 항공주의 우상향을 점칠 수 없다. 다만 전체 항공주가 여행주와 함께 동반상승하는 것은 사실이며, 이 과정에서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팬데믹 기간 항공주의 고공행진을 견인했던 화물운임이 다소 떨어진 것은 불안한 요소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은 지난해 4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고, 12월 화물 운임은 3.17달러를 기록해 2021년 11월 기록한 4.38달러 대비 28%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팬데믹 기간 줄어든 여객매출을 보충했던 '효자' 화물매출이 이제는 전체 실적의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군사 및 우주를 포함한 방위주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는 전쟁준비 중이다. 당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해 특별방위기금으로 1000억유로를 증액하는 한편 GDP의 1.5% 수준인 방위비 지출을 2024년까지 2% 늘리기로 결정했다. 

사실 독일은 지금까지 군비증강에 소극적이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차원에서 국방비를 2019년 1.269%, 2020년 1.4%, 2021년 1.5%로 약속했으나 그 약속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군비증강에 소극적이고 나토에 미온적인 독일 등 유럽국가들에게 분통을 터트리는 수준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든 것을 바꿨다. 개전 초기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라는 무거운 중압감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선 굵은 대응을 하지 못했으나, 러시아가 비록 실패했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노리며 파상공세에 들어가자 군비증강 카드를 택하며 돌변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2030년까지 7년간 국방예산을 36% 증액한 4000억유로로 올리는 한편 핵무기 현대화 등 군 개혁 의지를 밝혔다. 이탈리아는 최근 현행 GDP의 1.37%인 국방비를 2024년까지 2% 늘리는 보고서를 채택했으며 동유럽 국가들도 일제히 군비경쟁에 돌입했다.

미중 패권전쟁의 여파로 일본의 재무장도 본격화되는 중이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지지에 힘입어 강도높은 군사력 확충에 나섰다. 최근 안보 3대문서 개정을 통해 향후 5년내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늘리는 한편 적 기지에 반격할 수 있는 '싸울 수 있는 군사력'을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평화헌법의 시대가 저물고 적을 타격할 수 있는 '일본군대'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가 방위주의 우상향을 끌어내는 중이다. 미국의 노스롭그루먼, 록히드마틴, L3 해리스 테크놀러지를 비롯해 국내의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주요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 K2전차가 폴란드로 인계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현대로템 K2전차가 폴란드로 인계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특히 K-방산의 저력이 극적이다.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해 7월 현대로템의 K2 전차 및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 3종을 12조원에 구매했다. 향후 3차에 걸친 수출액은 최대 4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폴란드는 여세를 몰아 한화디펜스의 다연장 로켓(MLRS)인 천무도 추가구매할 예정이다. 미국제 하이마스 다연장 로켓과 비슷한 성능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대당 30억원에 불과, 하이마스의 60%인 가성비 갑 무기다.

중동에서도 K-방산의 저력이 상당하다. 내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 2023'에 참가하는 가운데 벌써부터 현지의 관심이 뜨겁다.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는 FA-50 현지 생산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방산은 2022년 21조원 이상의 수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혜주: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대한항공, 노스롭그루먼, 록히드마틴, L3 해리스 테크놀러지를 비롯해 국내의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우크라이나 남부 밀 경작지. 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밀 경작지. 출처=연합뉴스

FAANG2.0-농업(Agriculture)
농업, 특히 식량은 인류의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영역이라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식량에 대한 관심은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붕괴, 환경오염과 관련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가격이 폭등한 장면이 눈길을 끈다. UN이 지난 1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0억명 이상이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으며,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UN 식량가격지수는 최근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2020년과 비교하면 약 30%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의 최근월물 가격은 부셸(약 27.2㎏)당 2022년 6월 8달러를 상회한 후 다소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6.6달러 수준을 지키고 있으며 대두 가격도 15달러 수준을 지키고 있다. 밀 가격도 고공행진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도 식량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소다. 팬데믹 기간 공급망이 무너지며 식량의 이동이 막히자 생산과 소비시장이 분리됐고,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 참혹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환경오염도 식량과 관련이 깊다. 

당초 세계는 환경오염에 따른 이상기온, 특히 지구온난화의 경우 평균기온 1.5도 상승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그 기간을 2100년으로 봤다. 2100년까지 평균기온이 1.5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러한 전제를 통해 환경보호의 큰 그림을 잡으려 했다. 지금은 아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6차 평가보고서(AR6)를 공개하며 지구 평균기온이 2021년부터 2040년까지 기간동안 1.5도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호주 국립기후복원연구소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도, 혹은 1.5도 올라갈 경우 생물종의 20%가 순식간에 멸종할 수 있다. 또 미국 프리스턴대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올라갈 경우 세계 인구의 절반이 살고있는 적도 인근 지방의 인간 생존 한계온도가 치솟아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적도 인근에는 전세계 인구의 40%가 살고있다.

2022년 여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기도 했다. 40도를 넘기는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곳곳에서 식수를 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식량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오염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농수산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여름, 유럽의 채소밭이라 불리는 스페인에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되며 목표했던 수확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 후폭풍은 선진국보다는 주로 개발도상국에 직격탄을 날리며 식량난을 배가시킨다.

최근 국제곡물이사회는 유럽 지역의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2022년부터 2023까지 세계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4000만톤 적어진 22억 5200만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각 국 정부가 식량을 전략자산으로 삼는 배경이다. 식량 수출을 제한하거나 그 양을 조절하는 일이 당연시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 때 팜유 수출을 제한한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무려 35개 나라가 곡물 반출 제한에 들어가기도 했다. 

말 그대로 '먹는 행위'에 대한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다. FAANG2.0에서 농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 배경이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난민 어린이가 우유를 마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난민 어린이가 우유를 마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편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종자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곡물이 아니라 종바 및 비료 등 농업 후방산업 전체에 대한 시장의 재조명이 빠르게 벌어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다우케미컬(The Dow Chemical Company)과 듀폰(Dupont)의 합병으로 탄생한 다유듀폰(DowDuPon), 2016년 5월 사카린 제조업체에서 시작해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종자의 강자인 몬산토를 전격 인수한 바이엘(BAYER)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그린 바이오의 강자로 부상하는 중이다.

대체식품과 푸드테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행한 기후위기로 부상한 대체식품과 푸드테크’ 리포트에 따르면 대체식품 및 친환경 푸드테크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대체식품 및 푸드테크로 당장의 식량난을 해소하는 한편, 환경오염도 방지하는 전략이다.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약 89억 달러에서 2025년 약 17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한편 2029년에는 36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배양육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전통적 육류 생산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92%가량 적으며 대기 오염을 최대 93%, 대지 사용은 최대 95%, 물 사용량은 최대 78%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배양육은 2040년 기준 전 세계 육류소비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화를 어렵게 하던 기술적 난관도 속속 해결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배양육 생산을 위해 소의 태아에서 어렵게  추출하던 소태아혈청을 대체할 수 있는 무혈청 배양액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생산 원가를 낮추고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고기의 크기, 결 등을 원하는 대로 구현하기 힘들던 문제도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할 전망이다. 

식품 제조 부산물과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해 더 큰 가치를 지닌 자원을 만들어내는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인 ‘리하 베스트(RE:harvest)'가 소위 못난이 농산물부터 커피 원두 찌꺼기, 와인을 생산하고 남은 포도 껍질 등으로 식품 원료로 쓰이는 ‘리너지 가루’ 를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리너지 가루 1㎏은 탄소 배출량 11㎏, 물 사용량 3.7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재가공해 항공연료로 활용하는 기술도 있다. 최근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가 음식물 쓰레기로부터 발생하는 ‘휘발성 지방산’을 활용해 항공기나 우주발사체 제트 엔진에 쓰이는 등유(케로신)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독일은 음식물 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전력을 생산하는 바이오플랜트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 내 바이오가스 시설은 2020년 기준 9,632개에 달하며 연간 전력 생산량은 무려 33.23TWh다. 한국 연간 전력 사용량 (507.9TWh)의 6.5%에 달하는 엄청난 전력량이다. 

스마트팜 분야에서는 수직농장으로 잘 알려진 플렌티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월마트, 아마존, 알파벳,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했으며 2014년 창업 이후 올해까지 누적 투자금액이 9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국내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롯제제과가 국내 최초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출시하고 농심이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츤을 운영하는 한편 풀무원이 식물성 단백질 전담부서 신설에 나서고 있다.

[수혜주:디어, 다유듀폰, 애그리테크 기업 다수]

UAE 바카라 원전. 출처=연합뉴스
UAE 바카라 원전. 출처=연합뉴스

FAANG2.0-원자력(Nuclear)·재생에너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그린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원자력에 대한 국제무대 분위기는 입체적이다. 다수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는 역시 그린 에너지에 대한 집중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대응을 설명하며 "그린 딜(Green deal) 산업 계획과 탄소중립산업법 제안이 핵심"이라 일축하는 일도 있었다.

국내는 온도차이가 있다. 적극적인 원자력 에너지 전략에 나선다. 당장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26일 올해 에너지 기술개발 예산으로 지난해 대비 0.8% 증가한 1조2065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소형모듈원자로(SMR), 가동 원전 안전 등 전방위적 원자력 분야 기술 개발엔 173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원자력 자체가 전체 에너지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력생산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설비이용률(capacity factor) 기준 원자력은 92%에 달하는 반면 석탄 40%, 천연가스 56%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원자력 발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동 순방 당시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다짐하는 한편, 세계를 향해 적극적인 원자력 에너지 세일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생에너지로의 이행으로는 국내외 모두 이견이 없다. 윤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 메시지에는 원자력 발전은 물론 수소 등 청정에너지 육성이 포함되어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들도 재생 및 청정에너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태양광, 지열, 풍력 발전을 통해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탄소 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 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은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통해 추후 30년 동안 청정에너지 투자를 연간 4조 달러로 늘리고,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해 100조달러의 투자 지원 계획을 밝혔다.

유럽연합각료이사회는 2020년 22%인 유럽연합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40%로 늘릴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의 황재곤 애널리스트는 "2022년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신재생 에너지 목표를 기존 대비 5% 상향하는 REPowerEU 플랜을 의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태양광과 육상풍력, 중장기적으로는 해상풍력이 공급 증가를 주도할 전망이다"이라고 말했다.

지멘스의 수소 생산장치. 출처=연합뉴스
지멘스의 수소 생산장치. 출처=연합뉴스

특히 수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완전한 상용화로 가기에는 인프라 구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청정 수소 에너지가 곧 새로운 미래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방한했던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8명의 국내 재계 총수들과 만나 스마트 시티 네옴 건설과 더불어 수소경제 전반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시장은 이미 열렸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3개국에서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약 600개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발표되는 한편 약 2400억 달러에 달하는 직접 투자가 이뤄졌다. 2030년까지 약 500여개의 프로젝트가 부분적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딜로이트는 이 결과를 토대로 2050년 전세계 수소 사용량을 2억5,900만톤 수준으로 예측했다.

다만 원자력은 물론 재생에너지 전반의 확장에 제동을 거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친환경 및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지만, 팬데믹 종료 후 막대한 에너지 가동이 필요한 상태에서 어설픈 친환경 및 신재생 에너지가 오히려 인류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위 그린플레이션이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만은 지난 2021년 칼럼을 통해 "올 겨울 시민들이 난방하기에도 어려울 상황이 올 것 같다"면서 "이런 흐름이 기후 및 녹색 운동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수혜주:넥스트에라에너지, 한화 등]

FAANG2.0-금(Gold)·금속·광물
금 가격은 지금 공식적인 강세장으로 접어들었다. 2022년 11월 바닥을 치고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올해에만 6% 이상 올랐다. 각 국 중앙은행의 긴축속도 조절 및 약달러 현상과 맞물리며 당분간 호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유진 애널리스트는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라 시장 금리가 높을수록 기회비용이 커져 실질금리 상승 사이클에서 금의 매력은 하락한다"면서 "지금의 금 상승세는 달러화 하락,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 러시아나 중국 중앙은행의 금매입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추후 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팬데믹이 종료되고 각 국의 산업생산이 본궤도에 오르며 금속 및 광물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특히 구리에 시선이 집중된다. 실물 경제를 잘 예측해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는 건설·전자·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두루 쓰여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로 꼽힌다.

구리는 열·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고 가공 및 합금 처리가 용이하다. 그런 이유로 기존의 산업은 물론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전기가 필요한 곳이면 모두 적용된다. 전기 자동차에 투입되는 구리의 양도 내연 기관 자동차에 비해 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를 두고 새로운 원유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중장기적으로 구리 가격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구리 등 광물 업종에도 리스크는 있다. 생산 측면에서 일부 지역에서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12월 파나마 정부는 캐나다계 로열티 인상 문제로 광산기업 First Quantum 측과  마찰을 일으켰고, 코브레 파나마 광산 폐쇄 가능성을 경고하는 일이 있었다.

나아가 글로벌 경제의 침체 우려가 리오프닝 등에 따른 경기 활성화를 압도한다면, 구리 등 광물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경기침체가 닥쳐올 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경기상승의 선행지표인 구리 등 광물 가격이 동반상승하는 장면에 주목하고 있다.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이 시작됐으나, 팬데믹 기간 과도하게 공급된 유동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닥쳐오는 혼란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