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S 2023 옥외광고.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 CES 2023 옥외광고. 출처= 삼성전자

글로벌 전자제품 박람회 CES2023에는 ‘늘 그랬듯’ 또 한국 기업들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첨단가전, 스마트모빌리티 그리고 친환경 기술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첨단 기술의 최선단에는 한국 기업들이 있었다. 전 세계의 기술인들은 우리의 앞선 기술에 대해 끝없는 찬사를 보냈다.

K-테크놀러지, CES의 메인 이벤터

지난 1월 5일에서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3′에는 전 세계 174개국의 24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100% 온라인으로 개최된 CES 2021, 오프라인으로 전환됐으나 기존 규모의 25% 수준으로 축소 개최된 CES 2022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약 3년 만에 ‘제대로’ 열린 전시회인 CES 2023에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전 세계 테크 리더·미디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의 2023를 아우르는 5가지 핵심 기술 키워드는 크게 웹 3.0/메타버스, 지속가능성, 인간안보,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등으로 구분됐다. 이러한 키워드들은 이번 CES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난 이후 비약적으로 그 기술이 발전한 비대면 기술, 미래형 이동수단, 친환경 기술, 바이오 기술들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됐다.

CES 2023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바로 혁신상 수상 숫자다. 매년 CES에서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인을 평가하고 시상하는 CES 혁신상(Best of Innovation Awards) 행사가 개최된다.

올해에는 디지털 헬스, 스마트시티, 로봇공학 등 총 28개 분야에서 혁신상 수상 대상으로 기업 총 434개사의 609개 제품이 선정됐다. 이중 23개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최고 혁신상’이 수여됐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인 12개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술 기업들의 이름이 올랐다. 한국 기업들의 약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CES에서는 국내 벤처·창업기업 111개사가 혁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업력 7년 이내의 스타트업도 91개사가 수상하는 성과를 이뤘다.

삼성-LG “우리가 곧 미래다”

매년 CES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조성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에도 최첨단 기술로 전 세계의 방문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우선 삼성전자는 CES의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에 참가한 업체들 중 가장 넓은 3368㎡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Sustainability), 스마트싱스(SmartThings), 파트너십(Partnership)을 키워드로 다양한 자사 디바이스들의 연결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환경과의 연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가로 약 8.6m, 세로 약 4.3m의 대형 LED 스크린 등 총 5개의 스크린은 ‘초연결 경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수많은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는 2023년형 Neo QLED 8K와 패밀리허브 신제품을 비롯한 비스포크 가전 라인업, 갤럭시 Z 폴드4·플립4, 갤럭시 워치 등 모바일 기기, 스마트 모니터 등 삼성전자 제품과 파트너사 제품들을 연결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연출했다.

삼성전자가 CES 2023에서 선보인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CES 2023에서 선보인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 출처= 삼성전자

또한 삼성전자는 다양한 가전 디바이스들과 더불어 ‘친환경 비전’의 실현을 위한 자사의 다양한 노력도 함께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제품의 생산을 위한 소싱부터 생산, 사용, 패키징, 폐기 등 총 5단계 11개의 제품 생애주기(Product Life Cycle)별 친환경 활동을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대용량 통합 온실가스 처리시설 RCS(Regenerative Catalytic System)’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RCS를 활용하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고객의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의미의 자사 브랜드 슬로건인 ‘Life’s Good‘을 주제로 하는 2044㎡ 규모의 전시관을 운영했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자사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디스플레이를 전시했다. LG전자는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레드 지평선은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혁신적 구조물로, 2013년 최초로 LG 올레드 TV를 선보인 후 지난 10년간의 초격차 행보와 앞으로 펼쳐질 LG 올레드의 미래가 맞닿아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2023년형 LG 올레드 에보. 출처= LG전자
2023년형 LG 올레드 에보. 출처= LG전자

LG전자는 자사의 신개념 가전 브랜드인 ‘UP가전’을 통해 진화하는 스마트홈 라이프스타일의 모습들을 제시했으며, 초대형 올레드 TV로 즐기는 webOS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도 선보였다.

아울러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전 세계 기술 기업의 화두인 ‘ESG 비전’을 주제로 하는 특별 전시관인 ‘Better Life for All 존’을 운영했다. 이 곳에서는 지구를 위한(For the Planet), 사람을 위한(For People), 우리의 약속(Our Commitment) 등 3가지 테마로 구성해 LG전자의 ESG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 및 계획들이 소개됐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술의 정점 ‘SK’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광범위 영역의 기술을 구현한 제품과 서비스들을 선보였다면, SK는 올해 CES에서 ‘넷 제로(탄소중립)’를 포함한 지속가능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기술들을 선보여 전시장을 방문한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SK는 SK㈜와 더불어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 SKC, SK바이오팜, SK이노베이션, SK E&S 등 8개 계열사와 함께 ‘행동(Together in Action: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을 주제로 한 그룹 통합전시관을 운영했다. SK의 전시관에는 SK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 테라파워(Terra Power), 영국 플라스틱 에너지(Plastic Energy) 등 10개의 친환경 파트너도 함께 참여했다.

지난 CES 2022에서 SK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톤)를 줄이겠다”라고 선언한 이후 광범위 영역의 탄소중립 기술 투자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SK는 그간 추진해 온 친환경 및 기속가능 사업의 현황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소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ES 2023 야외 전시장의 'SK 푸드트럭'에 방문해 발효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를 시식하고 있다. 출처=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ES 2023 야외 전시장의 'SK 푸드트럭'에 방문해 발효 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를 시식하고 있다. 출처= SK

특히 SK가 야외 전시장에 설치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은 CES의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행사 기간인 나흘 동안 약 1만5000명이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체 유(乳)단백질로 만든 SK(Sustainable Korea) 우유 빙수, 대체 단백질 크림치즈 등은 SK㈜가 투자한 미국 퍼펙트 데이(Perfect Day)와 네이쳐스 파인드(Nature’s Fynd)에서 준비한 1만2000명 분이 3일째에 모두 소진됐고 SK는 급하게 3000명 분을 추가로 긴급 공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에 이르는 국내 기술 기업들의 맹활약으로 CES 2023은 첨단 기술·친환경 기술 영역에서 세계 탑클래스를 점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빛났던 행사로 기록됐다. 이를 통해 미래 지향 기술 영역에서 우리나라의 독보적 입지가 다시 확인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