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십여 개 이상의 브랜드팀이 있는데요. 기자가 브랜드에 대한 취재를 할 때 각 브랜드팀에 연락을 하곤 합니다. 브랜드팀에서 그때 그때 기자 문의에 응대하다 보니 각종 문제가 생겨 골치가 아픕니다. 회사 홍보실이 계속 뒤처리를 해야 하는데 어떤 개선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브랜드팀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종종 고민하는 언론 대응 체계에 대한 질문입니다. 기업마다 자사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구조를 기반으로 브랜드팀과 기업 홍보실간 업무 분장을 결정합니다. 가장 흔한 구조는 기업 홍보실이 언론 창구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팀과 ‘함께’ 기자 문의에 응대하는 체계입니다. 브랜드팀이 기자의 최초 문의에 바로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실을 거쳐서 문의에 응대하게 되는 구조이지요.

이런 구조는 일상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실행 과정에서 상당한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만들어 냅니다. 신속하게 브랜드 메시지를 언론에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기업은 브랜드별로 언론 창구를 만들어 운용하는 브랜드팀 중심의 다창구 체계를 실행하기도 합니다. 언론의 브랜드 관련 문의에 그때 그때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체계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나 기업 차원의 이슈 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브랜드팀 자체에서 언론 대응을 하는데 한계를 보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기업 홍보실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평소 브랜드팀과 기업 홍보팀간에 사일로가 있었다면 상호 지원이나 협조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더욱 좋지 않은 체계는 브랜드팀이 평시 언론 응대를 하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데, 브랜드팀 창구 인력이 언론 커뮤니케이션 원칙이나 경험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는 경우입니다. 거래처나 관계자를 상담하듯 기자와 브랜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니 각종 문제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지요. 질문하신 것처럼 문제가 발생되면 어쩔 수 없이 기업 홍보실이 사후 관여를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 무리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요.

브랜드팀이 언론 응대를 하는 것이 나은가, 기업 홍보실이 언론 응대를 하는 것이 나은가 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흔히 생각하듯 브랜드 관련 내용은 브랜드팀에서 핸들링하고, 기업 관련 내용은 기업 홍보실에서 핸들링하자 해도, 일선에서는 그렇게 무 자르듯 확실하게 주제가 나뉘지 않습니다. 특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에서 창구를 하다가, 브랜드 관련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홍보실이 창구 역할을 한다는 체계도 현실적이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체계적 고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브랜드팀이건 기업 홍보실이건 창구 역할을 하는 담당자들을 지속 훈련하는 것뿐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넘어 대변인 트레이닝 수준의 훈련과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와 함께 민감 주제에 대해서는 일사불란한 창구일원화를 실행할 수 있는 팀워크를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평시와 비상시 변치 않는 상호협조 및 지원 체계는 기본 중 기본입니다. 훈련받지 않은 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면 안 된다. 이게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