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시, 취향을 삽니다> 최수하 지음, 다산북스 펴냄.

브랜드 전략가인 저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를 재정의한다.

플렉스 이후 달라진 최근 MZ 소비의 뚜렷한 차별점은 ‘소비의 고급화’다. 이것은 가치나 취향을 드러내려는 자기중심적 소비인 ‘미코노미(Meconomy)’, 평균적이고 무난한 상품은 외면받는 ‘평균 실종’, 그리고 소비의 N극화 양상은 ‘프리미엄 소비’를 이끄는 거대한 흐름이다.

요즘 오픈런, 골프, 와인, 니치 향수, 아트테크, 전기차, 업사이클링 가방 등등 MZ세대가 누리는 모든 것이 프리미엄이 되고 있다. 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에 시장이 커가고 이들의 손길이 닿는 곳에 브랜드가 빛난다.

MZ세대는 어쩌다 한 번 누리는 ‘특별함’이 아니라 일상적인 특별함을 원한다. 이렇게 일상에서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욕망은 프리미엄 소비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만족을 위해 잘 누릴 줄 아는 이들이기에 소비문화까지 바꿔나간다.

가격이 비싸도 기능,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더 좋은 제품이 주목받는다. 이는 미코노미 트렌드와 결합하여 ‘프리미엄 미코노미’라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MZ세대가 ‘힙하고 멋지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질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경향을 ‘팬시(FANCY)’라고 이름 붙이고, 플렉스 이후 더 성숙한 프리미엄 소비를 분석한다.

▲팬시로 명명한 프리미엄 소비는 4가지 특징적인 코드로 나타난다. 프리미엄 제품이나 서비스를 ‘특권’으로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누리고, ‘사치’가 아닌 ‘가치’로 받아들이며, ‘가짐’보다 ‘누림’을 지향하고, ‘실재’와 ‘가상’을 넘나들며 소비한다. 이렇듯 소비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면서 사람들은 제품 하나에도 자신의 가치와 취향을 드러내며 행복을 느낀다.

▲팬시는 ‘판타지’와 어원이 같다. 제품을 산다는 것은 브랜드를 사는 것이고, 사람들은 브랜드를 통해 판타지를 소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품이 넘쳐나는 오늘날,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판타지다. 소비자에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환상성의 요소를 심어야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다.

▲와인의 역사는 수천 년, 골프는 수백 년에 달하지만 그 동안 젊은 층과는 담을 쌓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어떤 기업들은 이를 역으로 이용해 ‘알아가는 재미’를 제공했다. 역사가 긴 만큼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플렉스하는 자린고비.’ 이베이 코리아가 최근의 두드러진 소비 특징을 정의한 용어다. 플렉스 소비를 위해 평소에는 가성비를 중시하며 돈을 모아두거나 아예 지출을 하지 않지만, 사고 싶은 물건이나 체험하고 싶은 서비스에는 돈을 아낌없이 쓰는 것을 말한다.

▲이제는 재력보다 득템력과 취향이 소비에서 중요해졌다. 소비자 마음속에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인정받고 선망받는 상위 1%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돌출감’이 필요하다. 어느 때보다 더 뾰족하고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소비가 나다워진 만큼 기업도 ‘나다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