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실무그룹에서는 이번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를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윗선에서는 예산까지 들여 미리 준비해 우리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물으시네요. 준비해 대응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미리 준비해 대응하면 좋다’는 말은 누구나 하고 모두가 공감합니다. 그러나 한발 더 들어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가라는 기본적 질문에는 답변이 빨리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단 준비해서 대응하면 무엇이 좋은가? 이런 질문 이전에 ‘준비해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반대로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고, 많은 경우 실패로 연결된다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첫째,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대응의 시점이 늦습니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는 대응을 위한 준비를 그 때부터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100미터 달리기 경기를 하는 상황에서 출발 신호가 울렸는데, 선수가 그 때부터 신발끈을 메기 시작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해서 대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둘째 이유는 준비하지 않은 대응은 전략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응 전반에 전략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전에 대응을 준비하게 되면 관련 실무자들과 의사결정자들은 좀더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를 머리에 그리게 됩니다. 각종 변수나 반응도 더 많이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실제 대응에서는 전략성이 상승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다 보면 자꾸 이것 저것을 현장에서 시도해 보게 됩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현장이 실험실이 되 버리는 것이지요. 당연히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은 회사가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준비가 당연한 세번째 이유는 준비한 위기관리 주체는 대응에 있어서 유연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좋은 전략을 고민해 본 회사는 이슈나 위기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불거지는 각종 변수에 대한 대응이 훨씬 유연합니다. 사전에 각종 변수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회사가 상당히 침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번째 준비가 당연한 이유는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대응부서와 담당자간에 역할과 책임이 뚜렷하게 지켜진다는 것입니다. 미리 축구 대회를 준비한 대표팀이 실제 경기에서 일사불란하게 각자 포지션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에 나선 회사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인 동네 축구처럼 경기 시 공을 따라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 다니기만 합니다. 각 부서에게 어떤 역할과 책임이 맡겨져 있는지, 대변인은 어떤 부서의 누가 되어야 하는 지와 같은 것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사전에 준비해 대응하는 것이 당연한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위분들이 구체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물으신 이유는 아마 실무그룹이 사전에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물으신 것이라고 봅니다. 좀더 철저하게 준비해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잘 대응하라는 요청이기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