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제공=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제공=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올해도 안정적인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황 악화를 버텨낸 그는 2021년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어 올들어서는 자본확충에 집중하며 2023년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FRS17 등 새로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본금 확충의 필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승주號 올해 최대 관심사는 자본확충

여승주 대표는 2019년 차남규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았으며, 그해 11월 차 전 부회장이 용퇴를 선언한 후부터 단독으로 한화생명을 이끌어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1~3분기 누적당기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이 8062억7643만원으로 전년 동기(8805억8483만원) 8.4%(743억840만원) 감소했다. 다만 ▲1분기 988억553만원 ▲2분기 3186억382만원 ▲3분기 3888억6707만원 등 분기를 거듭할수록 순익이 늘고 있다. 특히 변동성 확대로 인한 이차익감소와 일회성 비용 발생의 영향이 크게 나타난 1분기를 제외하면 매분기별로 전년 동기보다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10조3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의 9조8800억원과 비교해 1.6%(1570억원)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수입보험료가 3분기만에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수입보험료 중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적 지표 외에 올해 한화생명의 가장 큰 특징은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이하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이하 K-ICS) 도입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하 RBC)이 167.5%로, 다른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249.2%), 교보생명(210.5%) 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특히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등이 도입되면 부채가 급격히 늘어 RBC비율이 더욱 떨어질 수 있어 자본확충 부담이 심한 상황이다. 때문에 올해 한화생명은 여러 방법을 통한 자본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7억5000만 달러(9142억5000만 원)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아울러 국내 후순위채권을 통한 4000억원의 자본조달을 6월 진행했다. 또 6월에는 보유 중이던 3000억원 규모의 우리금융그룹 지분 2298만주를 시간외 거래를 통해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6년 공적자금위원회가 예금보험공사 보유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3.16%의 지분을 획득했었다.

아울러 올해의 경우 7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3월 중순부터 신청을 받은 한화생명은 4월 150명의 희망퇴직 인원을 확정 지었다. ‘상시 전직지원’이라는 일종의 희망퇴직 제도를 상시로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 3월의 경우 보상금을 더 주는 특별 방안을 시행했다.

저축보험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4.0%의 저축보험 금리를 선보인 한화생명은 10월에는 이를 4.5%까지 높였다. 여기에 이달(11월) 들어서는 금리를 5.7%까지 끌어올리며 저축보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올해 한화생명의 특징은 제판분리를 통해 설립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이달 1일 피플라이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피플라이프는 4000여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 GA다. 결합심사 등의 절차를 마치게 되면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로 이어지는 설계사 2만5000여명 규모의 판매 채널을 구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