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연합뉴스.
쿠팡=연합뉴스.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하고 8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이커머스업계 1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쿠팡의 이번 성과는 독보적인 네트워크 구축에서 출발했다는 평가다. 쿠팡은 적자기업이라는 비판에도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행보를 이어왔다.

쿠팡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742만달러(1059억원, 환율 1368원 기준)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첫 성과이자,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첫 분기 흑자다.

매출은 51억133만4000달러(약 6조981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068만달러(1240억원)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지난 1분기까지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으나, 수익성 개선을 통해 흑자구조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특히 쿠팡은 지난 2분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가량 인상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3분기부터 인상된 와우회원비 적용과 함께 쿠팡 파이낸셜도 출범하면서 흑자전환이 빨라지겠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고객 수와 구매력도 향상됐다. 쿠팡 자체 분석에 따르면,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상품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 수(Active Customer)는 1799만2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 늘어났다. 1인당 고객 매출은 284달러(약 39만원)로 3% 증가했고, 원화 기준으로는 19% 늘었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이번 실적은 쿠팡만의 혁신적인 물류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믿음이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쿠팡 관계자 역시 “이번 성과는 쿠팡식 로켓배송 물류 네트워크가 증명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쿠팡 로켓배송. 사진=쿠팡.
쿠팡 로켓배송. 사진=쿠팡.

앞서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출범하면서 무료·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해 왔다. 당시 이커머스 업계는 이러한 ‘익일 배송 서비스’ 등에 대해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고 배송기사 임금 또한 오후 시간대 배송기사보다 두 배 이상 높다며 ‘제살깎기’ 경영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로켓와우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삶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지난 2분기에도 로켓와우 사업에 과감하게 5억 달러(6500억원)를 투자했다. 업계의 천문학적 적자 우려에도 뚝심있게 사업을 이어간 결과, 고정 고객층 확보로 이어지면서 손익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입증했다.

이에 올해 3분기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부분 매출은 49억4717만 달러(약 6조7702억원)로 28%, 쿠팡이츠 등 신성장 산업 분야 매출은 10% 각각 증가했다.

또한 쿠팡의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1억9491만달러(약 2667억원)로 2분기 연속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743만달러의 손실을 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김 의장은 “이번 3분기 실적 원동력은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라면서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축구장 500개 크기로,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머신 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재고 손실을 전년 대비 50% 줄였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우리 쿠팡은 기계 학습 및 로봇 공학을 포함한 프로세스 최적화 및 자동화에 계속 투자해 고객에게 더 풍부한 경험과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쿠팡의 이커머스업계 1위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 시장 내 쿠팡 점유율이 올해 20.7%에서 내년 25.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소매시장 내에서 쿠팡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소매시장 내 쿠팡 점유율은 올해 7.8%에서 내년에는 9.8%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