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출처=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출처=연합뉴스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시작한 증권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 침체 여파로 수탁수수료가 줄어드는 가운데 시장 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이익까지 감소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내달 3일과 9일에는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와 부실 채권 정리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아쉬운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전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318억원, 1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76.86%, 52.24% 급감했다. 하나증권은 1538억원으로 47.63% 증가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6.6%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2277억원, 당기순이익 16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67%, 순이익은 52.05% 감소한 규모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다른 대형사들도 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689억원, 순이익 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3%, 56.9%,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1895억원, 순이익 1300억원으로 47.75%, 51.5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증권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실화 논란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6개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56조5230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7조9900억원에 달했다. PF대출이 3조1280억원, PF채무보증은 24조8620억원 등이다. 이달에 만기를 맞는 부동산 PF도 14조9392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경색에 따른 증권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권사들이 부동산 PF와 ELS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주가는 장기간 하락으로 역사적 저점에 도달한 상태기 때문에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각된) 유동성 위기는 연내 해결될 수 있고 내년 감익 폭이 작으며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저평가 상태다”라며 “주가는 상당부분 하락한 상태고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유동성 위기는 향후 정부 지원 조치로 해결되고 크레딧 리스크만 사안별로 평가된다고 볼 때 내년에 PF를 포함한 IB 실적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감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