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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소변이 일시적으로 모이는 깔때기 모양의 구조물)나 요관에 생기는 암인 ‘신우요관암’은 희귀해 ‘미지의 암’으로 불립니다. 신우요관암은 다름 암에 비해 전이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예방과 조기진단이 중요합니다.

신우요관암은 2019년 전체 암 발생 중 단 0.6%(1444건)에 해당할 만큼 국내 발생이 매우 드문 암입니다. 신우요관암이 3기까지 진행된 환자의 절반이 5년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흡연자, 비흡연자 대비 발생 위험 7배 ↑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일시적으로 신우에 모여 있다가 요관을 타고 방광으로 흘러갑니다. 이렇게 소변이 흐르는 부위인 요로 상피에 생긴 암종을 요로상피암이라고 부릅니다.

암종이 방광에 생기면 방광암, 신우나 요관에 생기면 신우요관암이 되는데, 대부분의 요로상피암은 방광에서 발생하고 5~10%만 신우와 요관에 생깁니다. 신우요관암은 70대 이후에 잘 발생하며 여성보다 남성 발병률이 2배 더 높습니다.

신우요관암은 진단 시 66%는 침습성 질환으로, 10~20%는 전이가 있는 상태로 발견됩니다. 암 세포가 주변 조직을 침입한 정도에 따라 표재성 질환과 침습성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점막에만 나타나는 표재성 질환에 비해 근육층까지 침범함 침습성 질환일 때 더욱 예후가 나쁩니다.

신우요관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흡연’과 ‘아리스트로크산’ 성분이 있습니다. 흡연은 신우요관암 발생 위험을 약 7배 정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허브나 몇몇 한약재에 함유된 아리스트로크산은 노출된 사람 10명 중 1명꼴로 방광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신독성 물질입니다. 하루에 소주 1잔 정도의 반복적인 음주 또한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신우요관암 증상은 혈뇨입니다. 약 70%의 환자에서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혈뇨가 있습니다. 환자 중 2~30%에서는 옆구리 통증도 흔히 관찰됩니다. 혈뇨로 인해 생겨난 혈전이 요관을 막거나 소변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켜 옆구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체중감소, 피로, 발열, 식은땀 등 암과 관련된 전신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혈뇨·옆구리 통증 등 의심증상 있다면

기본적인 진단 방법으로는 혈액 및 소변검사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암세포가 요관 부위에 생긴 요관암의 경우 요관내시경 검사 및 조직검사를 시행합니다. 신우요관암 환자가 방광암을 동반하는 경우도 17% 정도 되기 때문에 방광내시경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혈변이나 옆구리 통증을 잘 살펴야 한다.
혈변이나 옆구리 통증을 잘 살펴야 한다.

먼저 고려되는 신우요관암 치료 방법은 수술적 절제입니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 ‘근치적 신장요관 적출술’이 있습니다. 암이 있는 신우·요관 위쪽에 위치한 신장부터 요관 끝부분이 포함된 방광 일부까지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필요시 주변 부위의 림프절도 같이 적출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부분 요관 절제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부 요관 부위에만 암이 있는 경우 이 방법으로 신장을 보존하면서 암 부위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암이 신우 부위에 생긴 저위험 환자 중 일부는 ‘내시경 치료’를 새로운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을 통해 암을 레이저로 태우는 치료 방식으로, 암 재발의 위험이 높아서 대상이 되는 소수의 환자에게만 시행합니다.

다만 신우요관암은 수술 이후 방광에서 재발할 가능성은 30%, 반대쪽 신우·요관 부위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10%입니다. 신우요관암이 3기 이상인 경우, 5년 생존율이 50% 정도로 낮습니다. 이에 신우요관암은 수술 후에도 세심하고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보통 수술 후 5년은 3~6개월마다, 10년까지는 1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을 실시합니다.

육형동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우요관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진단 시 10~20%는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며,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므로 흡연자라면 꼭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또 소변검사와, 복부CT, 복부초음파 등 매년 1회씩 정기 검사를 받길 바란다”며 “만약 혈뇨·옆구리 통증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