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감기는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200여가지가 넘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예방이 어렵지만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독감은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높지만 예방이 가능합니다.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예방접종과 이상반응 관리방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방역 완화 영향 독감 환자 급증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7.1명입니다. 그 전주 4.9명에 비해 무려 44.9%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난달 16일에는 3년 만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독감은 기침‧인후통‧객감 등 호흡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할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고열‧전신 근육통‧쇠약감 등 전신 증상이 상대적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1~4일(평균 2일) 잠복기를 거친 뒤 38~40℃ 정도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근육통과 두통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아에게는 종아리 근육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관절통이나 눈의 작열감이 올 수 있고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전신 증상이 감소하면서는 쉰 목소리나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점점 심해지다가 해열 후 3~4일간 지속됩니다.

독감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가능성 때문입니다.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 등의 고위험군은 합병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폐렴이 대표적입니다. 인플루엔자는 기관지의 면역체계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세균감염이 활발해져 폐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폐렴은 2020년에만 인구 10만명당 43.3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암 160.1명, 심장 질환 63.0명보다는 덜하지만 뇌혈관 질환 42.6명보다는 치명적입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손 씻기와 손 소독제로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 환자가 적었다”며 “마스크를 예전만큼 잘 쓰지 않는 등 낮아진 방역 단계가 독감 환자 증가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방접종 중요…직간접 접촉 피해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독감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발생하는 작은 체액 방울이나 악수와 같은 신체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독감 의심 증세가 나타난다면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다녀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 손에 묻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출할 때에는 전파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예방접종은 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 중에서 최우선으로 권고되는 방식입니다. 다른 백신들과 다르게 독감 백신은 해마다 맞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을 통해 전파되는 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가 생기므로 해마다 독감 유행 기간에 똑같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금씩은 다른 인플루엔자가 유행, 예전에 만들어진 백신으로는 현재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충분한 면역력을 얻을 수 없으므로 해마다 새로 만든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감 백신은 해마다 전 연령에 걸쳐 권장되므로 가족이 다 함께 맞는 것이 좋습니다.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이 가족 구성원에 포함돼 있다면 가족 내 전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가족 예방접종이 중요합니다.

독감 백신은 A형 독감 중 2가지와 B형 독감 중 1가지를 예방하도록 고안돼 ‘3가 접종’을 맞아왔습니다. B형 독감 중 어떤 아형이 유행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으로 B형 독감의 두 가지 아형을 모두 포함하는 ‘4가 접종’이 개발됐습니다.

예방접종을 한 다음에는 15~30분 동안 병원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관찰한 후 귀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종 당일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몸에 무리가 가는 고강도 운동, 음주, 흡연을 삼가야 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은 국가에서 다당질 백신(23가) 1회 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전에 첫 번째 다당질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65세 이상이 됐다면 접종일로부터 5년 경과 뒤 1회 재접종을 받아야 합니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상반응은 발생 가능한 모든 증상 또는 질병을 뜻합니다. 예방접종 이상반응은 대부분 접종 후 20~30분 이내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접종 받은 의료기관에서 머물면서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부작용은 경미하며 대개 48시간 이내에 사라집니다.

접종자의 15~20%에서 접종 부위 통증, 발적, 부종 등의 국소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상반응은 면역체계가 백신에 반응해 항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보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증상입니다. 대부분 1~2일 정도 일시적으로 나타납니다.

발열, 무력감,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 반응도 1%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몸살과 비슷한 이러한 반응은 접종 6~12시간 이내에 발생해 1~2일 지속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장시간 지속되는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