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이 다양한 위기유형과 시나리오를 개발해 놓아서 그 내용을 보면 설마 그런 위기가 발생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실 기업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설마 설마하는 모든 상황들에 주목해서 꾸준히 투자하기는 어렵지요. 가능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어야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대로 우선순위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우선순위 없는 단순 나열이나 분류는 실제 위기나 이슈관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백과사전식 유형 나열일 뿐이지요. 예전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도 중요한 기출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 여러 번 출제되었던 문제들이지요. 그게 우선순위입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 볼 때 발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되, 발생시 예상되는 데미지를 두번째 기준으로 삼아 입체적 우선순위를 부여하셔야 합니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일단 발생된다면 회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기 유형에는 상당한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분류된 위기 유형들을 보면 또 의외로 미연에 방지 또는 해결해 버릴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 많습니다. 최소한 위기 유형별로 관리 임무를 담당 부서에 배분시킬 수도 있습니다. 전사적으로 매달려 관리해야 할 수준이 아닌 것은 과감하게 해결해 버려야 조직적 부하가 해소됩니다.

질문에서 설마라고 하셨습니다만, 우리 옛말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설마라는 개념은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 낮은 사건이 발생되어 ‘사람을 잡게’되는 결과는 발생 시 데미지가 대단히 크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을 잡을 수 있는 설마의 위기 유형은 필히 관심을 두셔야 합니다.

이에 더해 여러 기업에서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을 수십개에서 수백개 뽑아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하고, 다시 그 각각의 대응 프로세스와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가 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답을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특성과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된 위기 유형A,B,C,D가 있다고 해 보시죠. 그 각각에 대해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각각 정리하다 보면 대부분 실무자들은 그것들이 상당부분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위기 유형의 대응 주체가 일정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유형이라도 대응하는 프로세스는 일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유형별로 전혀 다른 주체나 프로세스 그리고 대응방안이 수없이 다양하게 준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핵심은 어떤 위기 유형이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관리 대상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리 주체인 위기관리팀이 그 다양한 위기 유형을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반복해서 관리해 보는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됩니다. 그때 그때 유형에 따른 변수들을 놓고 의사결정 해 보자는 것입니다. 대응 주체, 프로세스와 대응 방식은 거의 유사하지만, 변수에 따른 의사결정 내용은 천차만별일 수 있으니 그에 대한 경험과 투자를 좀 더 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