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포쉬마크(Poshmark, Inc.)를 인수한다고 4일 발표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된 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되며, 북미 및 호주와 인도 등에서 포쉬마크의 경영진들이 동일한 브랜드와 사업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업을 펼쳐나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는 최수연 대표가 선언한 네이버 3.0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멀티플 시너지를 통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중심에 둔 최 대표의 행보가 날카롭다는 평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출처=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 출처=네이버

"멀티플 시너지"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는 버티컬 플랫폼으로의 진화가 거세지고 있는 글로벌 C2C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장기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추진됐다. 그 연장선에서 C2C 시장의 핵심지인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각오다.

포쉬마크는 북미 시장 패션 C2C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소셜과 커뮤니티에 강점을 가진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와 포쉬마크는 모두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형성에 주목 ▲차세대 시장의 핵심층인 MZ세대의 가치관과 소비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 ▲아낌없는 기술 투자 등, 상호 유사한 사업 비전을 기반으로 더 큰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데 전격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북미 지역 MZ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웹툰과 왓패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포쉬마크를 통한 커머스 사업 간의 서비스적 연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북미 1위 패션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와 함께 하게 됨으로써, 네이버는 북미 MZ세대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글로벌 IT 산업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으로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한단계 높은 성장을 기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어 “미래의 핵심 사용자들에게 ▲C2C 쇼핑 ▲웹툰 ▲K-pop 콘텐츠를 넘나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C2C 시장 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포쉬마크 마니쉬 샨드라 CEO는 “네이버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혁신적인 기술기업이자, 인터넷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나를 포함한 직원들은 더 큰 조직인 네이버의 일원으로 더 많은 성장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파트너로, 셀러와 사용자의 커뮤니티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과 서비스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된 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되며, 북미 및 호주와 인도 등에서 포쉬마크의 경영진들이 동일한 브랜드와 사업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업을 펼쳐나가게 된다

이에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간담회에서 글로벌 3.0 시대 선언과 함께 팀네이버의 멀티플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는 최수연 대표가 공언한 네이버 3.0 시대의 핵심 로드맵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각 지역별로 흩어진 네이버의 역량을 하나로 묶어(멀티플) 이를 중심으로 강력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시너지)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목표(네이버 3.0)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크림을,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성장시키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하는 등 해당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여기서 멀티플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것이 포쉬마크 인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탄탄한 성공 방정식...산 넘을까

네이버는 최근 고무적인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최수연 대표 체제로 전환되며 나온 첫 실적이라 시선을 끈 가운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0%, 전분기 대비 10.9% 증가한 2조 458억 원을 기록했으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2%, 전분기 대비 11.4% 증가한 3,362억 원을 기록했다. 

세부 매출 현황을 보면 ▲ 서치플랫폼 9055억 원 ▲ 커머스 4395억 원 ▲ 핀테크 2957억 원 ▲콘텐츠 3002억 원 ▲클라우드 및 기타 1049억 원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콘텐츠 존재감이 상당했다. 콘텐츠 매출은 1분기 대비 무려 41.6%나 증가했으며 웹툰 분야 매출은 2323억원이다. 왓패드를 제외한 수치라는 점에서 성장의 속도가 상당하다. 글로벌 통합 사용자 숫자는 1억8000만명 이상이다.

하반기부터는 소프트뱅크와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네이버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매개로 글로벌 전략을 자연스럽게 성공시킨다는 각오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성장세는 여전하지만 최근 스텝이 다소 꼬인 서치플랫폼 부문, 나아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한 ICT 산업의 타격 등은 바짝 긴장해야 할 '산'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전망이다. 최수연 대표의 네이버가 반드시 이겨내야 할 장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