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은 실명까지 초래하는 악명 높은 안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황반변성 환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가 지난 4년 사이 2.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 4년새 환자 2.3배 증가

황반변성 진료 인원은 2017년 16만6007명에서 2021년 38만1854명으로 연평균 23.2%씩 늘었습니다. 성별로는 지난해 남성 환자 16만1894명, 여성은 21만9960명으로, 2017년 대비 각각 106%, 151.6% 증가했습니다.

황반변성은 60세 이상에서 흔히 발병되는 질환입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고령층 인구 증가와 함께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도근시 등이 있다면 젊은 층에서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은 시세포가 밀집돼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히 받아들이는 부위입니다. 우리 눈 가운데 중심시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황반변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시력 저하로 이어 질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 발생에는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가장 큰 위험인자는 연령이지만 흡연이나 자외선 노출과 같은 환경 요인도 발병에 관여합니다. 젊은 환자 중에서도 고도근시와 같은 위험인자가 있으면 생길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의 주요 전조증상으로는 물체 중심에 안 보이는 부위가 생기는 ‘중심 암점’, 사물이나 직선이 휘어서 보이는 ‘변형시’가 있습니다. 이 증상들은 두 눈으로 볼 땐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씩 진행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 암슬러 격자를 이용해 선이 휘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검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같은 자가진단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황반변성이 의심돼 안과에 내원하면 각종 검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빛을 이용해 망막 단층을 보여주는 ‘빛간섭단층촬영술’이나 조영제를 주입해 망막 혈관상태를 평가하는 ‘형광안저혈관조영술’이 있습니다. 빛간섭촬영술은 매번 방문할 때 마다 필수적으로 실시하는 검사입니다.

“자가 진단·정기 검사 꾸준히 실시해야”

황반변성은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서로 다릅니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이면서 시세포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경우입니다. 초기에는 시력이 좋지만 노폐물이 심해지고 망막 위축 증상이 나타납니다. 말기단계에는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습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 맥락막부위에 비정상 신생혈관이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발생 초기부터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신생혈관에서 발생한 출혈·부종이 망막구조를 빠르게 손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치료 시기가 늦으면 실명에 도달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입니다.

건성 황반변성은 초기 단계에 해당하면 꾸준한 관리를 하고, 중-후기에는 보다 진행된 단계로의 악화를 막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비타민·루테인·지아잔틴 등 항산화물질보조제 복용이 권고됩니다.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게 되면 적극적인 시력 보존 치료가 필요합니다. 최근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유리체강내 주사요법이 1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이들을 실명의 위험에서 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사요법은 지속시간이 짧아 반복 치료가 필요하고, 환자마다 치료반응과 재발 간격이 다양해 맞춤형 치료가 중요합니다.

황반변성의 1차 치료로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습성 황반변성에서 망막하출혈이 심하거나, 유리체출혈이 생긴 경우 ‘유리체 절제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은경 서울대병원 교수는 “황반변성을 단순히 노안으로 여기면서 증상을 참고 지내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내원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있다”며 “황반변성은 조기 발견하면 실명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발병 후에도 관리를 통해 시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질환이므로 눈 건강에 스스로 관심을 갖고 자가 진단과 정기 검사를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