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 신저가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날 코스피가 26개월 만에 장중 한때 2200선을 무너뜨렸다. 저렴해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직 지수에 투자하는 것은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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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13% 상승한 2223.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달러 강세 완화와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에 상승 전환했다가 오후 들어 다시 2200선을 무너뜨리는 등 불안감을 키웠다. 다만 이후 환율이 재차 안정되며 장 마감 직전 하락 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 전환했다.

최근 급락세로 코스피 가격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전문가들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 급락에 따른 지수 반등에 베팅하기엔 섣부르다는 설명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4년 이후 지수의 장기적 저점 역할을 했던 120개월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며 “기술적 지표나 밸류에이션은 단기적 과매도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매수로 대응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높은 신용잔고 수준과 달러화 초강세가 우려 요인이다. 염 연구원은 “(신용잔고율이 높은데) 특히 유동 주식 수 기준 신용잔고율은 올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상태”라며 “신용융자율이 5% 이상인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연고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지수 하락 확대 우려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역시 부정적”이라며 “환율이 이미 1430원을 넘어섰음에도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은 시세차익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이 커 국내주식을 매도한다.

설사 코스피의 하락세가 진정되더라도 지수를 사는 것은 지양해야한다는 조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과 6월 반대매매로 인한 급락이 -12% 내외에서 일단락됐고, 8월 고점 이후 코스피 낙폭이 12% 수준에 도달한 만큼 반대매매 출회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미 연준의 경기침체를 감수한 기준금리 인상, 한국은행의 불가피한 동반 기준금리 인상, 경기둔화로 인한 2023년 기업이익 불확실성, 신흥국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낙폭과대 접근 등 주가지수 방향성에 대한 베팅이 용이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경기와 무관한 업종, 장기유망 테마 등에만 선별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중형주에서 경기와 무관한 유망 테마(전기차 충전 인프라·K-엔터·아이폰 부품·비료 등) 위주로 접근하거나, 혹은 공장자동화·물류 자동화·서비스업 관련 자동화(휴머노이드 로봇·의료 보조 로봇) 등 장기적인 이슈에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