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주요 수입 상용차 업체들이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수송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2’(이하 IAA 2022)에 일제히 참석했다. 각 사는 본거지인 유럽에서 개최된 대규모 행사 현장에 전동화 등 상용차 업계 트렌드에 걸맞은 사업 성과를 두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렀다. 일부 기업은 상용차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운전자 편의를 강화하는 등에 활용될 자율주행 분야의 사업 경과도 소개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재 IAA 2022 현장에는 볼보트럭 뿐 아니라 스카니아, 만트럭버스, 다임러(벤츠), 이베코 등 상용차 업체들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인 스카니아가 IAA 2022 현장에 마련한 부스. 사진=최동훈 기자
폭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인 스카니아가 IAA 2022 현장에 마련한 부스. 사진=최동훈 기자

스카니아, 바이오메탄 트럭 세계최초 공개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볼보트럭에 이어 판매량 기준 2위 업체인 스카니아(SCANIA)는 실내외 브랜드 공간에 차량 14대를 전시했다. 이 중 실내 부스에 전시된 차량 중에는 순수전기 트럭·버스 4종이 전시됐다.

스카니아는 이와 함께 바이오메탄을 연료로 움직이는 트럭 1종과 내연기관 트럭 8종 등을 소개했다. 이중 바이오메탄 트럭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종류의 차량이다. 바이오메탄 트럭은 스카니아의 기존 13리터 가스 엔진을 바탕으로 420마력, 460마력 등 수준의 출력을 확보한 2종으로 구성됐다. 스카니아는 바이오메탄 트럭의 주행거리를 최장 1400㎞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카니아가 IAA 2022 부스에 전시한 트럭. 사진=최동훈 기자
스카니아가 IAA 2022 부스에 전시한 트럭. 사진=최동훈 기자

스카니아는 이와 함께 공개한 40톤급 대형 순수전기트럭을 소개했다. 해당 트럭에 624㎾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최장 350㎞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카니아는 이밖에 야외에 순수전기 덤프트럭 1종과 V8 디젤 엔진 트럭 등을 전시했다. 방문객들에게는 연료효율을 높인 슈퍼(SUPER) 트럭과 순수전기 견인용(후크리프트) 트럭, 다목적 하이브리드 트럭 등 3종을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 만트럭버스의 IAA 2022 부스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폭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 만트럭버스의 IAA 2022 부스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만트럭버스, 2024년 ‘주행거리 최대 800㎞’ 전기트럭 출고

만트럭버스(이하 만)는 오는 2024년 출고할 이트럭(eTruck) 니어 시리즈 프로토타입을 이번 행사 부스에서 소개했다. 해당 차량은 1회 완전 충전시 600~800㎞ 정도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됐다.

만은 이와 함께 고객을 위한 각종 편의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중 하나인 만 이매니저(MAN eManager)는 전기트럭 충전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만은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 주행보조기능 무선 설치 등 기능을 지원하는 디지털 서비스 만 나우(MAN Now)도 소개했다.

만트럭버스 부스에 마련된 자율주행 프로젝트 홍보 공간. 사진=최동훈 기자
만트럭버스 부스에 마련된 자율주행 프로젝트 홍보 공간. 사진=최동훈 기자

만은 이번 행사에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인 만 심플페이(MAN SimplePay)를 처음 공개했다. 운전자는 심플페이를 활용해 주유소를 쉽게 탐색하고 연료비 추이를 살필 수 있다.

만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상용차 자율주행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만은 오는 2024년 말 독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운행하기 위한 아틀라스-L4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자율 배송할 수 있는 아니타(ANITA) 프로젝트도 병행 중이다.

만은 이밖에 클래식 디젤 엔진(D26)의 새 버전을 공개했다. 기존 대비 3% 낮은 연료소비량을 보이고 출력 10마력, 토크 50Nm씩 강화했다. 탑승부의 외관에 공기역학적 설계를 적용해 연료소비량을 추가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다임러트럭의 IAA 2022 부스. 사진=최동훈 기자
다임러트럭의 IAA 2022 부스. 사진=최동훈 기자

다임러트럭, 2024년 ‘주행거리 500㎞’ 대형 전기트럭 양산

다임러트럭 이번 행사장에서 각종 순수전기 라인업을 공개했다. 다임러트럭이 하이라이트로 앞세운 차종은 처음 공개한 대형 배터리 전기트럭 ‘e악트로스(eActros) 롱하울(LongHaul) 장거리 트럭’이다. e악트로스 롱하울은 1회 완전 충전시 500㎞까지 달릴 수 있고 메가와트(㎿) 용량 단위로 충전가능하다. 다임러트럭은 오는 2024년 차량을 양산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임러트럭은 물류 분야 고객의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는 대형 순수전기 트랙터 e악트로스 300을 선보였다. 내년 하반기 출시할 해당 차량은 한번 충전한 뒤 최장 220㎞ 주행하는 등 특징을 갖췄다.

다임러트럭은 이번에 차종별 사업부문의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버스 부문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차급에 걸쳐 CO2 중립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5년말 독일 버스 브랜드 세트라(SETRA)의 고효율 내연기관 모델인 탑클래스(Setra TopClass), 콤포트클래스(ComfortClass) 등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임러트럭은 오는 2039년까지 유럽, 일본, 북미 등 시장에서 탄소중립 차량만 제공하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연내 북미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인 프레이트너(FREIGHTLINER)의 대형전기트럭 e카스카디아(eCascadia)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0년대 후반기에는 수소전기트럭을 라인업에 도입할 계획이다. 다임러는 한번에 1000㎞ 이상 달릴 수 있는 성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이베코그룹이 IAA 2022 현장에 마련한 부스에 설치한 에너지 나무(Tree of Energy). 사진=최동훈 기자
이베코그룹이 IAA 2022 현장에 마련한 부스에 설치한 에너지 나무(Tree of Energy). 사진=최동훈 기자

이베코, 현대차와 수소 경상용차 개발

이베코는 부스에 최신 대체연료 솔루션과 전용 통합 서비스 등을 적용한 차량 17종을 전시했다. 야외 공간에서는 모든 차급별 모델 29대를 소개했다.

이베코가 이번에 전시한 주요 모델로 전기 상용차 e데일리, 대형 전기트럭 니콜라 트레, e데일리 수소전기차(FCEV) 등 차량이 꼽힌다. 이 중 e데일리는 기존 경상용차 모델 데일리의 순수전기버전이다. 1회 충전시 400㎞까지 달릴 수 있고 밴, 섀시 캡 등 차종을 갖추고 3.5~7.2톤 범위 내 포함되는 총중량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미국 전기 상용차 전문업체 니콜라와 협업해 제작한 대형 전기트럭 모델인 니콜라 트레 BEV 유럽향 4x2 모델은 1회 충전에 500㎞ 달릴 수 있다. 니콜라 트레 FCEV의 또 다른 유럽 전략 모델로 개발된 6x2 프로토타입 모델은 1회 충전시 800㎞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베코그룹이 IAA 2022 부스에 전시한 수소 경상용차 e데일리 수소전기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 특징을 갖췄다. 사진=최동훈 기자
이베코그룹이 IAA 2022 부스에 전시한 수소 경상용차 e데일리 수소전기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 특징을 갖췄다. 사진=최동훈 기자

이베코는 이와 함께 이베코의 첫 번째 경상용 수소전기차 모델 ‘e데일리 FCEV’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e데일리 FCEV는 90㎾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함께 FPT 인더스트리얼의 140㎾급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이에 따라 한번에 최장 350㎞ 달릴 수 있고 적재중량 3톤, 충전시간 15분 이내 등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네 기업은 전동화 상용차 차량을 전시한 공통점을 보인다. 기술력이나 양산화 단계 등 측면에서는 우열이 가려지지만 모두 탄소중립 목표를 동일하게 추구하며 상용차 시장의 요구사항에 부응하고 있다. 한편 일부 기업들은 내연기관 모델의 상품성을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수요를 공략했다. 전동화 모델이 가진 시장 여건, 수익성 등 측면의 한계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