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오른쪽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왼쪽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오른쪽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부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하반기 내내 침체된 국내 증시에서 관련 수혜주들은 급등하는 등 존재감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해당 모멘텀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현지 공장을 보유한 반도체 소재·장비, 이차전지 및 태양광 밸류체인에 속하는 기업들은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IT하드웨어 섹터는 대체재를 찾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형주 보다는 공급망 재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내내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내 전통적 제조업, 소재 업종 및 인건비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로봇, 기계 업종의 강세가 부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Q. ‘프렌드쇼어링’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 줄 것으로 보는가?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설비투자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국내 기업과 미국 내에서 제조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제품 등을 생산하지만 프렌드쇼어링 정책에 부합하는 기업도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은 칩4 동맹의 일원으로서 서방세계에서 첨단 제조업의 일부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 증설이 예상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등 일부 산업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미국 시장으로의 접근 용이성 확보와 첨단 산업 중심의 프렌드쇼어링으로 기술 고도화 가속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과의 기술 격차 확대로 기술 기업의 리레이팅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비용 확대로 기업의 수익성 감소와 내수 위축 우려가 나온다. 중국과 무역 감소 등 대 중국 리스크 또한 부각될 전망이다.

Q. 한국 기업들은 어떤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당장은 미국에서 설비투자에 관련된 기업, 신재생 에너지, 전력 인프라, 철강 강관, 이차전지 설비 관련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후에는 미국에서 생산을 지속할 기업, 자동차 및 이차전지 소재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일례로 미국에서 전기차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지 생산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현재 문제가 논란이 된 보조금 문제도 장기적으로 해결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종은 일부 수혜가 기대되지만, 글로벌 IT 수요 등 업황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은 미국이 취약한 반도체 제조(비메모리 파운드리 중심)와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라고 생각한다.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 내 국내 기업의 영향력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완성차는 물론 이차전지 소재 및 셀 섹터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밸류체인도 빼놓을 수 없다.

Q. 현재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향후 주목해야 할 업종이 있다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현재 서방세계의 제조업 중심인 독일은 러시아 에너지 사용이 어려워지며 비용의 증가로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이에 향후 서방세계 내에서 한국의 제조업 역량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 제조업, 소재 업종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로봇, 기계 업종의 강세가 부각될 것으로 본다.

Q.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수혜보다 어려움이 예상되는 분야가 있다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반도체와 IT 부품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에서 당장은 한국산 반도체와 IT 부품, 중국 내 한국 공장의 반도체를 사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자급을 시도할 것이고 한국 기업으로서도 중국 내 설비투자, 기술이전 등 문제가 껄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업종에서도 추후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면 미국 IRA 법안에 저촉되는 문제가 발생할텐데 어떻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업종 특성상 중국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 일정 부분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및 IT 하드웨어 섹터가 그렇다.

Q. 최근 급등세를 보인 ‘태조이방원’ 업종 중에서도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 중심 랠리가 나타났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신냉전 구도에서 한국의 제조업 역량이 재평가받고 있는 만큼, 소외된 제조업 종목에서 스타가 나타날 것이다. 이처럼 중·소형주 가운데 방산, 기계 등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최신 기술과 기존 제조업 역량을 융합할 수 있는 기업은 재평가받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큰 방향성에는 미국 내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업체, 대형주가 주가 될 수 있지만 현재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노이즈가 있는 상황이다.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아 공급망 재편에 유연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나 투자시  조언이 있다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높은 기준금리 레벨이 이어질수록 캐시플로가 부실하고, 레버리지가 높고, 앞선 상승장에서 이미 많이 상승한 자산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무리한 투자는 삼가되 아예 투자에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언급한 산업과 종목에서 기회를 찾아보기를 바란다. 금리 레벨이 높으니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장기자금이라면 채권 투자도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신냉전으로 인한 프렌드쇼어링은 한국 산업 지형에 있어 큰 변화로 판단하며. 이에 뉴스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방향성에 좀 더 집중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이해득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