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과 어학 연수를 떠나는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과 어학 연수를 떠나는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여행주가 연이은 일본발 호재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환율과 유류비에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더딘 영향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수요회복이 기대된다며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는 전일 대비 100원(0.17%) 내린 6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나투어는 일본이 코로나19 이후 중단했던 외국인 개인 여행 및 무비자 입국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하루 만에 6.53% 급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모두투어(080160)(-2.72%), 노랑풍선(104620)(-2.21%) 등 다른 여행주들도 대부분 내림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 여행주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지난 3일 국내 방역 당국이 해외여행 시 입국 전 유전자증폭 (PCR) 검사 의무화 방침을 해제한 데 이어, 일본 정부에서 이달 7일부터 가이드 없는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을 허용하고 코로나19 백신을 3회 이상 접종하면 입국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어 최근 일본 정부가 올 가을에 외국인 관광객 개인 여행 및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일본 관광 수요 증가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지난 2018년 기준 한국에서 일본을 방문한 내·외국인은 753만명 수준으로 1위 해외 여행지였다. 최근 엔화 가치 하락 또한 일본 여행 수요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이은 달러화 강세로 높아진 항공 운임에 대한 부담과 경기둔화가 여행 수요에 부정 요소로 작용하면서 여행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395.5원까지 뛰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하계 성수기는 물론 추석 연휴에도 여행수요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하계성수기 기간(7월22일~8월10일, 20일간)에 총 171만명 정도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125만9120명에 그쳤다. 아울러 추석 연휴였던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수는 29만4192명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89만명)에 비하면 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여행업 관련주들이 올해 내내 바닥을 친 것 고려해 실적 회복세가 더 가파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4분기부터 여객회복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하나투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모두투어는 1만6000원에서 1만1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연이어 들려오는 입국 규제완화 소식에 해외여행 정상화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동남아, 유럽에 이어 일본여행 수요마저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판단하며 이에 4분기에는 월 100만 명 이상 출국하며 여행사 실적 개선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