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몇 달 내에 딜이 끝날 것 같은데요. 기자들이 어디에서 정보를 들었는지 문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말자는 입장인데, 일선에서는 침묵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떻게 답변해야 위험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M&A는 딜이 종결되기 이전에는 어떠한 관련 내용도 외부로 공지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NDA(기밀유지협약)을 체결하여 어느 한쪽이라도 정보 유출을 하는 경우 해당 딜을 중단하거나, 상대에게 큰 책임을 묻는 조건을 걸기도 합니다. 딜 양측에서 공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지요.

회사의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팀, 딜을 지휘하는 담당 임원 그리고 대표이사는 M&A 관련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을 아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적 고민이 생기지요.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일정 수준 이상 경험 가진 핵심 임원의 경우 M&A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대응하는 방법과 자세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일관성을 가지고 “M&A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반복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자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M&A 가능성을 언급할 때 회사 임원이 “M&A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그대로 내놓게 되면, 기자는 실제로 모종의 딜이 진행되고는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질문의 맥락을 잘 확인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일부 임원은 기자가 “현재 A와 M&A를 진행중인가?” 라는 구체적 질문을 해 왔을 때, “아니다”라는 회피성 답변을 하는 것을 고민합니다. 실제로 A와 딜을 마무리 짓고 있는 단계에서 아니라고 답변하면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될 것이고, 이후 딜을 발표했을 때 자신이 신뢰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M&A딜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예” 또는 “아니오”라는 답변도 피해야 합니다. “확인드릴 것이 없다”는 답변이 최선입니다.

한 임원분은 기자가 “현재 귀사가 인수 검토하는 회사가 A,B,C 중 하나인가?”라는 업계 소스 기반 질문을 해 오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 합니다. 실제로는 그들이 아니라 D사와 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자칫 자신이 “확인 해 드릴 것이 없다” 답변한다면, 기자는 임원이 부정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 세 회사 중 하나일 것이라 확신하게 될 것을 우려합니다. 그렇다고 임원께서 “그 회사들은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을 하는 것은 추가적 취재 동기를 제공할 수 있어서 민감합니다.

M&A에서 잘못된 정보나 확신을 가진 기자의 오보는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에 대해 교정이나 사실관계 제공을 하려 하면 더욱 더 자사는 민감한 상황에 빠지게 될 뿐입니다. 창구는 일관되게 침묵하는 것이 낫습니다. M&A에서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딜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 이익에 우선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혼란을 주는 어떤 메시지도 창구를 통해 흘러 나가면 안 됩니다. M&A와 관련한 회사의 공식 메시지는 그래서 전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