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등 세 그룹이 국내 수소산업 전시회에 참석해 그동안 수소사업으로 거둔 성과와 향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2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소산업전시회 ‘H2 MEET 2022’의 현장에서 국제수소 컨퍼런스가 열렸다.

국제수소 컨퍼런스는 수소경제의 현황과 비전, 전략 등을 공유하는 취지로 진행됐다. 기업별 관계자들은 해당 컨퍼런스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패널토론에 참석했다. 패널토론은 수소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토론 현장에는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정책조정팀), 권형균 SK㈜ 부사장(수소사업추진단 사업개발그룹),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상무(수소사업추진단) 등 기업별 인원이 참석했다. 정부와 해외 기관 등에서는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정책과 과장과 요르흐 기글러 네덜란드 정부 신재생에너지 위원회 국장, 미카 메레드 프랑스 수소위원회TF 전문위원 등 인사들이 참석했다. 수소 분야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의 문재도 회장이 좌장으로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패널토론은 각 참석자들이 수소분야 정책·사업목표와 현황, 계획 등을 짧게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좌장이 질문을 던지고 참석자들이 각각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업별 참석자들은 현대차, SK, 포스코 등 순서로 발표를 실시하고 좌장 질문에 응답했다.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회에서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수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회에서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수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수소상용차 개발에 집중”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은 그룹 수소사업의 제품군 중 하나인 수소 상용차를 중심으로 그룹 수소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수소분야에서 수소전기차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재 국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의 12~13% 배출량이 차량 운행 등 수송 분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송분야 CO₂ 배출량의 80% 이상 비중이 운행 중인 차량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고배기량 엔진을 갖추고 장거리 운행됨에 따라 배출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용차를 전동화시키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청소차를 포함한 수소 상용차 4종을 발표했고 앞으로도 수소 상용차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향후 한국 뿐 아니라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시장과 미국, 호주 등지에 수소 상용차를 활발히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지에 대형 상용차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성과를 추가로 냈다.

김동욱 부사장은 “일부 기업들이 배터리 전기차를 이용해 전동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다만 (현대차그룹은) 성능이 훨씬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상용차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회에서 SK E&S가 차세대 수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회에서 SK E&S가 차세대 수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권형균 SK㈜ 부사장 “친환경 에너지 공급 위해 주력하겠다”

김동욱 부사장에 이어 권형균 SK㈜ 부사장이 발표를 실시했다. 김동욱 부사장은 에너지,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별 사업을 전개하는 SK그룹이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솔루션을 적극 찾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SK그룹은 이 일환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에너지원으로 수소에 주목했다. 2025년까지 액화수소를 연간 3만톤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현재 액화 플랜트 세 곳을 동시 설립하고 있다. SK그룹은 이에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간 5000대 정도의 수소버스를 충전할 수 있도록 상용차용 수소 충전소를 50개 지을 방침이다. 2025년 하반기부터 블루 수소를 연간 25만톤 생산할 계획이다. 블루 수소는 화석연료, 천연가스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 수소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시킨다. 2030년부터는 파트너사와 협력해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양산할 계획이다.

권형균 부사장은 “오는 2024~2025년 도입되는 (유럽) 탄소국경세를 고려할 때 새로운 무역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준비하기 위해 (SK그룹은) 에너지 회사로서 친환경적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회에서 포스코그룹이 차세대 수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회에서 포스코그룹이 차세대 수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재성 기자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상무 “물류트럭도 수소트럭으로 바꿀 것”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상무는 오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포스코그룹의 수소관련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수소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내외부에서 각각 발생하는 수소 수요를 공급하는 등 크게 두가지 차원에서 수소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50년까지 수소 7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목표를 현재 유지하고 있다. 당초 500만톤에서 상향 조정한 목표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철강 연간 생산량 3800만톤을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데 수소 370만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발전 설비를 수소터빈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전력생산 과정에 130만톤이 들 것으로 예측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밖에 그룹 외부에서 발생한 수소 수요 중 110만톤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위해 각국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10개 진행하고 있고, 이 중 7개는 연내 사업타당성을 검증완료 한 뒤 본격 투자할 계획이다.

손병수 상무는 “철강 산업은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에 비해 적은 양의 CO₂를 배출하고 생산량 85%가 재활용되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며 “포스코그룹은 제철 공법을 친환경 공법으로 바꾸고 철강 물류 위한 트럭을 수소트럭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