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섭씨 10도 안팎으로 벌어지는 환절기입니다. 호흡기와 면역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하는 시기인데요.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인 ‘독감’, 알레르기성 비염 등이 유행할 가능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점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교차 커 면역력 감소…독감 등 주의해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낮과 아침, 저녁 기온 변화가 큰 만큼 체온유지에 사용하는 에너지가 많아지기 때문인데요. 호흡기 면역력이 가장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절기에는 습도가 낮아지면서 공기가 건조해집니다. 이때 호흡기 점막이 평소보다 약해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감기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총 31만289명입니다. 월별 증감추세를 보면 감기 환자는 8월 6만3313명에서 9월 9만6290명으로 늘었습니다. 한 달 사이 52.1%인 3만2977명이나 늘어난 셈입니다. 10월 13만3313명, 11월 15만2194명 등으로 날씨가 쌀쌀해 질 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올해도 8월 말 이후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독감은 9월을 기점으로 늘기 시작해 다음해 3월까지 유행합니다.

주로 유행하는 독감은 A·B형입니다. 전염성이 높은 급성 호흡기 질환입니다. 38도 이상 고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과 같은 증상을 동반합니다. 심하면 폐렴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다는 점도 유의할 사항입니다.

독감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보건당국은 면역력에 취약한 기저질환자, 고령층,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 접종을 추천합니다. 최근에는 A형과 B형 모두 예방이 가능한 4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위장관으로 들어온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배탈이 잦아질 수도 있습니다. 헤르페스성 구내염, 질염 등 각종 염증 질환도 생길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하루에 7~8시간 숙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는 동안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백혈구 T세포 공격 능력이 높아지고 코르티솔 분비가 감소해 초기 면역 반응과 백혈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면역력이 높아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비염‧피부염 악화 가능

환절기에 자주 앓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결막염이 있습니다. 이는 특정 계절에만 있는 풀, 나무, 건초 등으로 눈꺼풀 점막이나 결막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가을에는 쑥, 돼지풀, 환삼덩굴 등 잡초 꽃가루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막염이 생기면 충혈, 이물감, 가려움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비만세포를 안정시키는 안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눈이 붓고 가려울 때 눈을 비비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냉찜질을 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나을 때까지 콘텍트 렌즈 착용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염을 앓고 있다면 환절기에 증상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심평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6~8월 224만1141명에서 9~11월 409만4343명이 2배 가량 급증했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이나 온도 변화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질환입니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비염이 악화하면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도 환절기에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 습진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조한 환경에 있으면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긁으면 염증이 심해져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환절기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피부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목욜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뜨거우면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때를 밀게 되면 피부가 자극 받아 가렵고 건조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목욕 후 3분 이내에는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 건조함을 막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순면 소재 옷을 입고, 실내 온도는 18~21도,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아 감기, 2차 감염 등 합병증 주의

최근 소아과에 방문하면 감기를 앓고 있는 아이가 많습니다. 앞서 5~7월에는 수족구병에 감염된 아이들이 많았지만 환절기가 오면서 감기 증상을 나타내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소아 감기 자체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할 시기에는 기관지염,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영양 상태가 나쁘면 감기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합병증도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두통 등이 나타나고 전신에 열이 날 수 있으며 보채거나 입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코가 막히면 숨 쉬는 것을 더욱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소아는 어른과 달리 감기 증상이 금방 나빠지기도 하고, 치료 도중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꾸준히 관찰하고 치료에 신경써야 합니다. 2차 세균 감염에 의해 중이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추가 증상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