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상장 중국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 출처=
뉴욕 상장 중국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 출처=연합뉴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회계 감독권에 관한 미중 간 첫 합의가 도출되자 중국은 일단 환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중국 증감회)는 26일 "중·미 회계 감독·관리 협력 문제에서 중요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밝혔다.

중국 증감회는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 보장에 긍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며, 적법한 해외 상장 기업에 양호한 감독·관리 환경을 제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중국 증감회·재무부 사이에 이뤄진 이번 합의 내용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을 감사한 중국 회계법인의 자료를 미국 규제당국에 제공하는 데 중국 측이 동의한 것이 골자다.

앞서 2020년 말 미국 의회가 미 회계기준을 3년 연속 준수하지 않은 중국 기업을 미국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하면서 280여개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합의로 해당 중국 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중국 증감회는 "회계 감독·관리의 직접 대상은 상장사가 아닌 회계사무소"라면서 중국 기업들의 민감한 기밀을 미국 당국이 직접 들여다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관영 매체 발로 이번 합의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입장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을 특별히 겨냥한 미국 회계감사 법률의 깊은 정치적 저의와, 지난해 말 이래 중국 기업들을 잠재적 제재 대상 명단에 계속 올리고 있는 미국의 최고강도 압박을 감안할 때 이번 합의가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해독제는 아니라고 일부 중국 관측통들은 경고한다"고 전했다.

해당 신문은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많은 수가 중국으로 복귀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상황에서 미국은 이번 합의를 크게 선전함으로써 자신들 평판과 시장 지위를 관리하려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