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천히 부자가 되기로 했다> 조너선 클레먼츠 지음, 이미숙 옮김, 리더스북 펴냄.

이 책은 “평생 무너지지 않는” 경제적 자유를 쌓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20여 년 활동한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씨티그룹에서 금융교육을 담당했던 금융 전문가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 쏟아진 유동성으로 자산시장은 비정상적 호황을 누렸다. 사람들은 앞다퉈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화폐 등 투자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잔치는 끝났다. 전 세계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경제 위기 조짐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순식간에 폭락한 자산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패닉 상태다.

저자는 ‘부의 추월차선’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지적한다. 그 대신에 ‘부의 최적경로’에 진입하여 평생 지속되는 탄탄한 경제적 자유를 쌓아올리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수명과 일, 행복과 돈의 복잡한 관계를 꼼꼼하게 짚으며, 균형 잡힌 방식으로 돈과 삶을 관리하여 조화로운 부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소비, 저축, 연금, 투자, 보험 등 실질적인 재테크 영역의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와 조언도 담겨 있다. 다음은 부의 최적경로 진입을 위한 5단계 금융사고법이다.

▲1단계 “더 많은 행복을 사라”

사람들은 더 많은 소유물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쓸 때 대개 더 행복하다.

경험은 간절히 기대를 품을 기회를 제공하고, 소중한 추억을 남긴다. 사람은 대개 전체 사건을 회상하면서 부수적인 골칫거리는 잊어버리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추억은 더욱 소중해진다.

반면 구매 당시의 가치 때문에 사들인 소유물은 계속 관리해야 한다. 소유물의 상태는 갈수록 나빠진다. 게다가 물질적 향상에 인간은 금세 적응한다.

▲2단계 “당신은 기대보다 오래 살 것이다”

우리의 본능은 가난해지도록 설계돼 있다. 눈앞의 상대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단할 때는 본능적인 직감이 꽤 적중하지만 시간과 돈을 어떻게 쓸지 결정하고 어떤 목표를 좇아야 할지를 판단할 때 직감은 쓸모가 없다.

여전히 수렵채집인의 뇌를 가진 우리의 유목 본능이 장기적 이익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한다. 몇 년 후보다는 다음 며칠과 몇 주에 초점을 맞추는 근시안적인 태도는, 삶이란 불쾌하고 잔혹하며 짧다고 생각하도록 설계된 오래된 본능 때문일 것이다.

가령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미루는 것이 결국 이익이지만 대다수 퇴직자가 그러지 못하는 이유의 밑바탕에는 본능적 거부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역사에 없던 장수가 불러올 가난을 대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때까지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3단계 “이겨야 할 것은 시장이 아니라 본능”

글로벌 주식 및 채권에 분산투자를 한 인덱스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그리고 0.1%의 비용을 뺀 시장수익을 고스란히 거두면 된다.

액티브펀드 투자자들은 매년 평균 2%의 격차로 시장에 뒤처지는 반면, 인덱스펀드 투자자들은 고작 0.1%의 격차로 시장을 쫓아갈 수 있다.

인덱스펀드는 흥미진진하지 않다. 그러나 투자의 핵심은 스릴이 아니라 수익 가능성이다. 시장을 능가하거나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를 입증하거나 지역 최고의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는 버려야 한다.

▲4단계 “다시, 월급의 가치를 돌아볼 때”

금융 자산은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아야 하지만, 적절한 균형을 갖추고 투자하거나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조각을 한데 모아야 한다. 이때 기준은 ‘월급’이다.

또한 20억에 달하는 급여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나’라는 인적자본을 신중하게 관리하라. 특히 앞으로 40년 동안 급여를 받을 수 있는 20대에게 인적자본은 매우 유리한 채권이다.

생활비를 충당할 급여가 있으니 정기적인 소득을 포트폴리오에서 거둘 필요가 없다. 종잣돈을 모으기도 쉽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시장이 폭락할 경우 마음이 불안할 수는 있지만 생활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인적자본에서 얻는 소득이 있으니 보유 주식을 매도해 식료품을 살 필요가 없다. 경기침체 또한 순자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급여라는 고정소득으로 주식 비중이 큰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노후를 위한 저축액을 확보하라. 의료보험 외에도 충분한 상해 및 생명보험을 갖추어 자신의 인적자본을 보호해야 한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다. 빠른 은퇴로 추월차선의 크나큰 리스크를 감수하기에는 인생 후반기가 너무 길다. 또한 직장인 개개인의 인적자본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만큼 사소하지 않다.

삶의 만족도 면에서든 안정적 투자의 기반으로든 급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쉬고 싶어서 퇴직한 사람의 다수는 그 결정을 후회했다.

▲5단계 “지속가능한 富, 잃지 않는 것에서 시작”

은행 저축계좌는 자산을 단기 손실로부터는 보호하지만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며, 안락한 노후를 위한 자금을 제공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 원하는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재산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는 주식을 소유해야 한다.

하지만 순자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에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산을 조금씩 갉아먹는 높은 비용은 물론이고 경제적 미래를 탈선시킬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은 피해야 한다.

이런 손실을 최소화한다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시간을 한층 더 생산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