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저희 대표님께서 아는 기자와 식사를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회사 관련 한 민감한 이야기를 하신 모양입니다. 대표께서는 그 기자를 믿었기 때문에 기사화는 하지 않겠지 했는데. 오늘 아침에 그 매체 다른 기자 명의로 크게 기사화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 기자들은 왜 그런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에게 하는 모든 말은 기사화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기자는 기사화하게 됩니다. 기사화해도 되는가 아닌가는 화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가 그 말을 듣고 기사 가치를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흔히 혼동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기사화되면 곤란한 이야기는 화자가 미리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면 타자를 통제해야 할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비밀을 3명이 안다면 2명이 죽어야 비밀이 지켜진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비밀이나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은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왜 기자가 인간적으로 그런 배신 행위를 하는가 하시는 데, 그것은 사실 배신 행위가 아닙니다. 기자로서 기자의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뿐입니다. 대표님께서는 기자를 인간적으로 만나 상호 신뢰를 가지고 말씀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기자가 기사를 썼다는 것에 크게 놀라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놀라움을 느끼신다는 것 자체가 문제 원인입니다. 아주 당연한 결론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셨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대표와 기자는 개인 대 개인으로 얼굴을 마주한다고 생각하시기 보다, 법인 대 법인을 대표해 서로 마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개념입니다. 대표님 말씀은 법인을 대표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기자의 기사도 매체 법인을 대표해 게재 한 기사입니다. 이 구도에서 개인적 감정을 논하시는 것은 부질없습니다.

그렇다면 기자와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냐 하고 질문하시는 대표님들도 계십니다. 맞습니다. 기자와는 기사화가 가능한 이야기는 최대한 줄이시는 것이 안전한 것입니다. 특히 기사화되어서는 안 될 이야기는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대신 기사 가치가 없고, 기사화되어도 괜찮은 이야기를 하시면 됩니다. 그 가름의 연습과 고민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자를 만나시지 않아야 하고요.

수백 년 동안 기자는 기자 스스로 본연의 업무를 해 왔습니다. 기자는 듣고 보고 확인한 것들을 기반으로 기사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기사화를 위해 질문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자에게 기사 가치가 있는 정보를 주면 언젠가는 기사화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의 행동은 언제나 예상 가능합니다. 미리 예측할 수 있으니 그에 대해 주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변하지 않고 원칙대로 움직이는 상대에게 당한다는 것은 상대의 문제가 아닌 것이지요. 그 실제 원인은 그들이 하는 일을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예상 했음에도 부주의했거나, 의도적으로 기사화 시킨 것으로 밖에 해석될 수 없습니다. 대표님께서 현재 우려하시는 것도 그런 범주 내에 있을 것입니다. 항상 강조 드리지만,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십시오.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십시오. 그렇게 해도 기자를 이길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생존하려 최대한 노력하십시오. 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