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일단 핵심 메시지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 이해관계자별 메시지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더해서 각 이해관계자별로 예상질문을 뽑고 거기에 핵심 메시지 기반 답변까지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이 모든 작업을 한꺼번에 진행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작업이 아마 이 핵심 메시지 및 예상질의 응답집의 개발일 것입니다. 사실 이런 구체적이고 구조적인 커뮤니케이션 준비를 하는 기업들은 상당히 소수입니다. 관련 작업을 준비하신다고 하니 일단 상당히 선진적 커뮤니케이션 정책을 가진 기업이라고 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왜 실무자들이 해당 작업을 힘들어 할까요? 질문대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도 큰 원인이 됩니다.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쓸까’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또 다른 비슷한 명언으로 ‘말 앞에 마차 놓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의미는 바쁘더라도 순서를 따라 차근차근 해 나가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순서가 뒤죽 박죽되어 버리는 내부 소통 체계가 힘듦의 나머지 원인입니다.

일단 이 작업에서는 핵심 메시지가 가장 먼저 완성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고, 그에 기반한 일정 분량의 토론과 정리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위로는 CEO 또는 해외 본사가 있는 곳에서는 그 곳의 생각과 입장을 포함해 실무적 그리고 전문적 시각에 기반한 생각과 입장 조언들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실제로도 이 핵심 메시지 개발 기간이 가장 길게 소요됩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제대로 다듬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핵심 메시지가 완성되면 그에 연결된 이해관계자 메시지와 예상질의 응답집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쉽게 만들어집니다. 핵심 메시지에 기반해 메시지를 다변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좀더 효율적인 핵심메시지 개발 방식은 가장 먼저 다양한 이해관계자별로 예상질의들을 전부 뽑아 놓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나하나 개발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후 그 답변을 전체적으로 모아 중복과 충돌을 제거해 보면 최후에 핵심 메시지들이 오롯이 남게 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핵심메시지와 질의응답집을 개발하는 작업을 단순한 메시지 다듬기 등으로 인식하는데, 이는 완전하지 않은 생각입니다. 핵심 메시지 자체를 일부에서는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보고를 위해서는 필요한 내용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핵심 메시지를 하나의 레토릭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잘못된 개념입니다.

핵심 메시지 작업을 통해 많은 선진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합니다. 자사의 당면 주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과정, 이해관계자들과 상호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 이해관계자들의 예상 반응을 사전에 예상해 보는 과정 등을 순서대로 거치는 작업입니다. 이는 기업이 인지적으로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순서를 챙겨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라 실무자들은 힘들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전략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공허하고, 핵심 메시지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노이즈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