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서 탄생한 위대한 CEO들> 최종훈 지음, 피톤치드 펴냄.

마크 저커버그는 2주마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철칙을 갖고 있다. 2015년에는 1년간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겠노라고 독서 챌린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는 매년 여름 책 한 무더기를 갖고 별장으로 들어가 외부 세상과 모든 연결을 차단한 채 독서 삼매경에 빠져 지낸다.

세계적인 기업가들은 평소 사업 현장에서 질문을 얻고, 책 속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해당 기업의 수익과 매출 등 숫자만을 쳐다본다.

일론 머스크가 왜 닉 보스트롬의 <슈퍼인텔리전스>를 읽었는지, 왜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가 닐 개블러의 <월트 디즈니>를 읽고 디즈니의 수익모델을 베꼈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찰리 멍거가 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었는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후지다 덴의 <유대인의 상술>을 극찬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살펴볼 가치도 있다.

저자는 기업가들을 길러낸 것은 회사 사무실이 아니라 개인 서재였다고 말한다. 특히 기술과 공학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가일수록 독서를 통해 더 깊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워간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에게 프랜시스 무어 라페의 <작은 지구를 위한 식습관>은 바이블과 같은 책이었다. 그의 채식에는 단순히 건강이나 영적 기능뿐 아니라 환경 문제까지 들어 있었던 것이다. 탄소중립이나 탄소발자국 같은 개념들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잡스는 인간의 육식문화가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 얼마나 커다란 해악을 끼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마존의 베조스는 잡식주의적 독서광이다. 그는 이언 뱅크스의 소설들을 읽다가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이나 월터 아이작슨의 <벤저민 프랭클린 전기>를 읽는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같은 경영서를 읽다가도 프레더릭 브룩스의 <맨먼스 미신>과 같은 공학서를 펼쳐든다.

베조스의 독서법은 세상의 모든 물건을 다 파는 아마존 경영자에 딱 맞는 것일지 모른다.

저자는 언론 인터뷰나 특별 기고문, 보고서, 심지어 토크쇼에 이르기까지 21세기 세계 최고 기업의 경영자 12인이 언급한 책들을 읽고 정리했다.

각 CEO마다 3권의 필독서를 선정하여 총 36권의 도서목록을 작성했는데, 필독서들은 경영학과 컴퓨터공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사회학, 종교학,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11개 분야에 걸쳐 있었다. 책에는 CEO들이 추천한 도서 목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