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일명 ‘기후법안’으로 불리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IRA)이 통과되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2차전지와 태양광 산업 관련 기업 및 ETF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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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장 대비 2.35% 오른 45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3.02%)도 3%대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기후법안 통과로 2차전지, 태양광 산업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한 영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이 추진해온 일명 기후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7일(현지시간) 통과됐다. 12일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으나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에 국내외 증시의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법안의 핵심 사안이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한 세액공제 혜택인 점에 관심이 쏠린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법안이 가결되면서 국내 친환경 에너지 및 2차전지 업종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3690억 달러 규모의 기후변화 및 친환경 에너지 지원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RA는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Tax Credit)를 지원하는데 지원되는 전기차 안에 배터리와 원자재는 미국 및 FDA 대상국(한국 포함)에서 일정비율 생산돼야 한다”며 “외국 우려국으로 지정된 중국에서 생산되 배터리와 원자재는 미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 배터리 산업에서 경쟁 관계인 한국 배터리 기업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IRA 법안 핵심은 친환경 에너지 세액공제”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정부 주도의 공제 혜택은 정책 방향에 따라 연단위로 갱신되는데 이번 법안은 장기간(10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장기 인센티브가 보장돼 설비투자 확대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고 연구원은 “그 중에서도 태양광의 경우 IRA 법안 내 민간 및 산업 지원 대상에 모두 포함됐다”며 “향후 수주 내 IRA 법안 확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태양광 발전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호조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관심 종목으로는 엔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를 지목했다. 고 연구원은 “미국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페이즈 에너지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며 “이 회사는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마이크로 인버터의 주 생산업체로 전체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높아 미국 본토 내 가정용 태양광 발전 수요 증가 수혜를 직접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ETF도 거론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혜업종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2차전지 등을 1차적으로 주목할 수 있다”며 “미국의 정책 수혜가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 영향이 제한적으로 반영되는 DRIV(글로벌X 오토노머스&일렉트릭 비히클 ETF), BATT(앰플리파이 ETF 트러스트-앰플리파이 리튬&배터리 테크놀로지 ETF)가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주목할 수 있다”며 “친환경 업체들은 변동성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큰 ETF인 ICLN(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을 추천한다. 태양광 관련 ETF 중에는 미국 비중이 높고 거래량이 많은 TAN(인베스코 솔라 ETF)이 상대적으로 정책 수혜가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증시에서는 태양광 대장주 격인 한화솔루션과 OCI 외에도 공기제어장비 및 태양광 모듈업체 신성이엔지가 유망 종목으로 지목됐다.

최원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성이엔지는 글로벌 에너지 자립 정책의 숨은 수혜 종목”이라며 “신성이엔지는 국내 태양광 1세대업체로 태양전지 및 셀 메이킹 원천기술을 보유해 지난해 말 태양광 모듈을 M6에서 M10 스펙으로 늘리는 설비투자를 집행했고, 올해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에너지 안보 정책 확대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 국면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모듈 판가가 연초 대비 40% 이상 인상되었음 에도 유럽을 필두로 글로벌 수요 증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태양광 모듈업체들이 올해 1분기 턴어라운드에 이어 2분기에도 폭발적인 이익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신성이엔지 또한 올해 하반기 미국 OEM 물량 확보로 해외 매출까지 본격 확대되는 구간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이 전망한 신성이엔지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1% 증가한 5913억원, 영업이익은 1008.4% 증가한 26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