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생각> 박찬휘 지음, 싱긋 펴냄.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동차 디자이너 박찬휘의 에세이집이다. 22개의 글과 함께 작가가 직접 촬영하고 그린 사진과 스케치를 담았다.

작가는 책날개에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중심으로 하며, 인간의 사소한 모든 합(合)이 디자인이다. 사소하고 당연한 것은 없다. 보편을 의심하며 스스로 계속 질문을 던지는 중이다.”라고 디자인관을 적고 있다.

에세이에서 작가는 오랜 유럽 유학생활에서 이방인으로서의 ‘다른 시각’이 자신의 일과 삶에 창의력과 재치를 불어넣어주었다고 고백한다. 색의 상대성을 통해서는 모두가 각자 세상을 다르게 해석한다는 사실을, 볼트를 통해 작은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본다.

자동차의 아름다운 선을 통해 형태보다 기능에 집중할 때 진정한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음을, 비행기를 통해 발명에 얽힌 슬픈 역사를 짚는다.

작가는 아버지로부터, 또는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낡았지만 튼튼하고 아름다운 물건을 물려주거나 물려받는 일화를 통해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최신 기술보다는 장인의 노하우에 주목하는 가치관을 소개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한 박자 느리게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볼 것을 권한다.

작가는 2005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뒤 2007년 영국 자동차 디자인 명문 왕립예술학교(RCA)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페라리의 디자인 하우스로 알려진 이탈리아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이너로서 첫발을 내디뎠고, 그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차세대 디자인리더에 선정되었다.

이후 기아자동차 유럽디자인센터, 메르세데스-벤츠(슈투트가르트)와 아우디(잉골슈타트)에서 근무했다.

2022년부터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 유럽디자인센터’(뮌헨)의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아우디 최초, 순수 전기차 플랫폼 기반으로 양산한 Q4 e-tron이 그의 스케치에서 탄생되었다.

작가의 부친 박종서씨는 한국 자동차디자인 역사의 신화적 인물이다. 25년간 현대차 디자인을 담당했고,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포마자동차디자인미술관 관장으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