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부터 저희 제품에 대한 조금 심각한 고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게 고객이 보면 문제인데, 법적으로는 별 문제는 아니 라서 내부에 고민이 많습니다. 일단 리콜을 하게 되면 비용적인 면도 무시 못하겠고요.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닌데, 굳이 리콜을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제품 리콜을 해야 하는 경우인지 아닌 지에 대한 판단은 말씀처럼 법적 리콜 대상 주제인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됩니다. 법적 리콜 대상 주제가 아니라면 그 다음 주목하셔야 하는 것은 고객의 불만 수준입니다. 고객의 상당수가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회사의 입장을 연이어 요구하고 있다면, 리콜을 하는 것이 회사에게 이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더해 고객의 강한 불만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확산되고 어떤 반향이 생길 수 있을까 하는 것도 미리 예상해 판단하는 것이 리콜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제품에 대한 문제가 반복적이거나, 특이하거나, 엽기적이거나 심지어 역겨운 경우에는 고객을 넘어 사회적 주목을 받기 쉬운 경우입니다. 제품을 리콜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회적 반향이 증대되고 그 여파가 그대로 회사와 해당 제품 그리고 다른 제품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리콜을 해야 한다면 ‘자발적’으로 ‘선제적’ 리콜의 형식을 띠는 것이 그나마 회사에게 이롭습니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도 자발적이며 선제적 리콜을 한다는 명분은 가져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심각한 고객 불만이 계속 이어지는 데도 리콜 하지 않는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여론에 의한 강제 리콜을 당하게 되는 지경에 처하게 됩니다. 이는 법적인 강제 리콜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상당한 고객불만이 이어지면, 점점 더 많은 잠재 고객들이 해당 제품의 문제를 접하게 됩니다. 유통망이 있다면 그 유통회사나 채널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게 됩니다. 대형 유통 매장에서 다루는 제품 중 하나에 부정적 논란이 발생되면 유통사가 바로 매장에서 그 제품을 철수시키는 경우를 기억해 보십시오.

고객들이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게 되거나, 유통 매장에서 철수 당하는 경우나 매한가지입니다. 여론에 의한 강제 리콜이란 그런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되면 그 이후에는 회사에서 아무리 자발적이며 선제적이라 주장하며 리콜을 해도 그 의미가 제대로 먹히지 않게 됩니다.

이 전체 과정에서 언론과 온라인 여론은 매우 위협적인 문제 증폭기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리콜을 앞두고 여론을 모니터링하고, 추이를 예상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가 일단 여론화되었다면 그 상황은 회사의 자발적이며 선제적 리콜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그 여론이 점차 심각해지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자발적이며 선제적 리콜 발표의 마지막 기회가 됩니다.

그 이후에는 순식간에 강제 리콜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고객과 여론의 비판을 견디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는 오명만 얻게 됩니다. 회사가 그간 강조 해 왔던 고객중심, 품질, 안전, 서비스, 철학 등의 가치는 그와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기억하십시오. 제품은 리콜 할 수 있지만, 회사의 가치는 리콜이 불가능합니다. 여론을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