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나스 호텔 제주. 사진=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제주. 사진=인터컨티넨탈.

제주도 여행업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비 등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해외여행객들이 제주로 발길을 돌리면서다.

28일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그랜드 조선 제주는 올 여름 전년보다 더 높은 객실 점유율 기록했다. 특히 이번 여름 성수기 객실 예약은 90% 가까이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객실 점유율에 정부 제한 가이드가 있었으나 올해는 직접적인 제한이 없어 높은 예약률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시내에 자리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경우 지난달 기준 하루에만 1000실 넘게 예약이 이뤄지고 있으며 롯데호텔제주와 제주신라호텔도 지난해 여름 성수기 대비 더욱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제주 비행기 노선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면서 “(코로나19 방역지침 해제도) 객실 예약률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행객들이 다시 제주로 발길을 돌린 이유는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와 고환율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료에 포함되는 유류세 부담이 크게 늘었고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뛰어 넘은 지 오래다.

실제 해외항공료는 고공행진 중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세계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미국 뉴욕의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이코노미 기준 한국행 왕복 항공권 가격이 3000달러(약 380만원)를 웃돌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 해 두 배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정부 승인 아래에 국제선을 증편하고 있으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유가 급등으로 유류할증료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해외가 아닌 제주로 발걸음을 돌리는 여행객이 늘면서, 호텔업계를 중심으로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 22일 제주도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5성급 럭셔리 리조트형 호텔 '파르나스 호텔 제주'를 개장했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이미 제주도가 아시아권 대표 휴양지로 부각될 것이란 판단이 있어 파르나스 호텔 제주 투자를 결정했다”며 “스몰럭셔리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특급호텔 수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JW메리어트그룹도 연내 서귀포시 주상절리 앞에 198실 규모 5성급 럭셔리 리조트형 호텔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앤 스파'를 오픈할 계획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방문 관광객 수는 지난달 기준 126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9000명 증가했다. 하루 평균 4만명 대를 기록한 셈이다. 내국인 개별 관광객뿐만 아닌 단체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도 회복되면서 숙박·레저·음식료 등 업종에서 관광객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월 들어 관광객 수는 지난달 대비 감소하면서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하루 평균 3만 명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항공권뿐만 아닌 식비와 렌터카 등 부가 비용도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