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매각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30대 가상자산 부호 샘 뱅크먼 프리드가 이끄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한 가운데 빗썸의 대주주 비덴트가 2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FTX 측과 (주)빗썸코리아 및 (주)빗썸홀딩스 출자증권의 처분을 위한 접촉 및 관련 협의를 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빗썸 인수 및 공동 경영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어 추후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빗썸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현재 빗썸의 경영권 매각 시 동반 매각 권한(태그 얼롱)과 우선 인수 협상권, 그리고 빗썸홀딩스와 빗썸코리아의 이사 선임권을 모두 갖고 있어 이와 관련된 내용이 국내 언론에 지속 보도되던 중이었다.

빗썸, 진짜 날까?

비덴트는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4차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의 지주사이자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지분도 34.24% 보유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로 인해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비덴트는 빗썸 테마주로 주식 투자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FTX과 관련된 비덴트의 설명이 나오자 시장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빗썸은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활동하며 강력한 기초체력을 키운 바 있다. 총 누적 거래액 1650조원에 총 누적 거래 고객수만 7000만명에 달하며 1분기 매출은 1247억원, 영업이익 845억원에 이른다.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라는 뜻이다.

다만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하며 쓰리애로우캐피털(3AC) 및 보이저디지털, 셀시우스 등 가상자산 큰 손들이 주춤이는 가운데 빗썸의 기업가치도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빗썸이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향후 강력한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 분위기다.

출처=빗썸
출처=빗썸

"쉽지 않을 것?"

일각에서는 FTX가 쉽게 빗썸을 품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까지 숱한 인수'설'의 주인공으로 활동했으나 복잡한 지배구조 및 순환출자 문제에 발목이 잡혀 좌절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건스탠리가 빗썸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설에 제기되는 한편 심지어 네이버, 엔씨소프트가 빗썸에 관심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소득은 없었다.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실제 인수를 시도했으나 끝내 파국을 맞이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바하마에 본사를 둔 FTX의 빗썸 인수를 과연 정부가 용인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있다.

비덴트와 함께 빗썸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창업자인 이정훈 전 의장 리스크도 있다. 

지난 3월 정기추총회를 통해 이정훈 전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재원 빗썸글로벌 실장이 대표가 되고 아이템베이 전 대표인 김상흠 이사가 이사회 의장이 되는 등 이 전 의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한 가운데, 그가 2018년 김병건 회장과 얽힌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것이 문제다. BXA 코인 상장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반대편에서는 오히려 경영진이 변경되어 매각전이 더 쉽게 풀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 한편, 이 전 의장 사법 리스크도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결국 FTX의 의지에 달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