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9. 출처= 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87-9. 출처= 대한항공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부진했던 항공주가 오랜만에 반등했다. 다만 이후에도 반등 추세를 이어가기에 걸림돌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 및 여객 이용객 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전거래일 대비 1100원(4.65%) 오른 2만4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진에어(272450)(6.06%) 제주항공(089590)(6.62%) 아시아나항공(020560)(1.42%) 티웨이항공(091810)(1.59%) 에어부산(298690)(2.56%) 등도 상승했다.  

전날 기준 대한항공은 지난 한 달간(6월13일~7월12일) 15.23% 하락했으며 이외에 아시아나항공(-21.45%)·제주항공(-28.25%)·진에어(-23.03%)·에어부산(-23.74%)·티웨이항공(-26.65%) 등은 모두 20% 이상 내린 바 있다.

지난밤 국제유가 하락으로 항공사들의 유지비용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등이 나타났다는 풀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의 배럴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7.9% 하락한 95.8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4월11일 이후 최저 가격 수준이다.

다만 항공주들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세를 나타내는 데다가, 올 2분기 여객 이용객 수 회복이 저조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4만26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5월 11일 집계된 4만3908명 이후 63일만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6일(1만9362명)의 2배, 2주 전인 지난달 29일(1만454명)의 4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공항 이용객수(도착+출발)는 총 2831만7217명으로 전년 대비 103.5%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5254만명)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3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문제다. 항공사들은 통상적으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비(대여비)를 달러로 지급하는 데다 외화부채도 달러로 내야 한다. 치솟는 환율은 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외화평가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어 하반기 실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항공주의 강한 반등세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 주가 하락은 여객 수요 회복과 양호한 운임을 바탕으로 여객 부분의 적자폭이 줄었음에도, 화물 피크 아웃 및 소비 침체에 중장기 여객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높은 운임과 수송량 증가로 단기 실적 개선은 명확하나, 중장기 수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