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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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의 자동차부상치료비(이하 자부치) 관련 상품 출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상반기 흥국생명의 물꼬를 시작으로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해당 시장에 대한 해석은 다소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생보사 자부치 증가세… 삼성‧한화도 검토 중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특약 등을 통해 자부치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자부치란 보험기간 중 자동차 사고로 상해가 발생해 치료를 받은 경우 부상 등급에 따라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가장 최근인 이달 11일에는 농협생명이 ‘New삼천만인NH재해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주계약을 통해 자동차부상치료급여금을 보장한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1급부터 14급까지 등급을 나누어 보장하는 방식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1일 ‘무배당수호천사내가만드는상해보험’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자동차사고부상치료특약T을 탑재했다. 해당 특약은 1~14급 보장형, 1~7급 보장형, 1~3급 보장형 중 선택 가입할 수 있으며, 자동차사고를 원인으로 자동차사고 부상등급표의 부상등급을 받은 경우 등급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한다.

또 흥국생명의 경우 지난 4월 출시한 ‘무배당 흥국생명 다(多)사랑OK상해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생보사 최초로 자부치 특약을 탑재한 케이스로, 건당 판매금액 자체가 적은 특약임에도 약 1억원에 가까운 판매를 달성하며 업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해당 상품은 지난 6월1일자로 판매를 중단한 상태로, 상품 재정비를 진행 중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손해율 재책정 등 재정비를 위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재정비를 마친 후 상해 상품으로 재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업계 1위 삼성생명도 관련 상품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또 한화생명 역시 자부치 관련 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고 있다. 또 교보생명의 경우 대형사 중 유일하게 해당 내용을 살펴보고 있지 않다.

평가 엇갈리는 생보사 자부치 취급

생보사들이 자부치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새로운 시장 창출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에서 신규 고객 창출 등을 위해 자부치처럼 손보 영역으로 여겨졌던 내용 등 새로운 담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자부치 관련 상품 취급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는 평가와 해당 상품군의 기존 유저인 손보사의 경쟁력은 물론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한 부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동양생명을 예로 들면 영업용, 운전자용, 비운전자용 등의 형태가 존재하는 손보사와 달리 운전자용 하나의 형태만 존재한다. 또 손보사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배기량 125CC 이하 이륜자동차)에 대해서도 보장을 제공하지만 동양생명의 경우 이것이 보장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손보사는 주차장, 학교 구내, 아파트 단지 내 사고에 대해서도 보장을 제공한다. 반면 동양생명의 보장은 도로교통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에 한하며, 주차장, 학교 구내, 아파트 단지 도로, 기타 공공교통에 사용되는 도로가 아닌 곳 내 사고에 대해서는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다. 여기에 생보사들의 경우 인수 기준마저 손보사보다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손보사들 역시 생보사들의 자부치 관련 상품 출시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내용 등에서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보니, 생보사들의 관련 상품 출시가 경쟁 심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자동차 부상 치료에 대한 한정된 부분을 판매하는 것으로 운전자 보험의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과 같은 교통사고 발생 시 비용 부담은 판매가 안된다”며 “완전한 운전자 보험과 놓고 보면 퀄리티 차이가 있다 보니, 판매 방식 등에 따라 불완전판매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하나의 담보만으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교통법이나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도 쉽지 않다”며 “운전자 보험 자체로서는 경쟁력 차이가 적지 않게 나기 때문에 생보사들의 관련 상품 출시에 손보사들도 크게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부치 관련 상품을 생보사도 팔 수 있지만 수익성 관점에서 자동차보험을 가지고 있는 손보사와 비교해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단순하게 영업 측면만 놓고 봐도 자동차보험과 함께 진행하는 것과 이것만 내세워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