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 타사의 위기관리 사례를 공부하라고 하셨는데요. 저희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타사와 저희 회사는 전혀 다른 업종에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기 사례도 저희 회사와 관련되어 있어 보이지 않고요. 아무 회사의 사례라도 살펴보는 게 맞는 건인지 모르겠습니다. 타사 사례가 그리 중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타사의 위기관리 사례를 살펴보시라 말씀드리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째 국내에서 발생되는 기업 위기들은 일정한 트렌드가 있습니다. 시기별로 집중 발생되어 논란이 되는 위기들이 서로 비슷한 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죠. 올해만 해도 연이어 발생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 위기는 ‘임직원 횡령’ 위기일 것입니다.

몇 년 전에는 여러 기업에서 연 이은 갑질이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습니다. 성추행 및 미투가 기업들을 두루두루 곤경에 처하게도 했습니다.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되어 심각한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고객정보 유출이 줄줄이 발생되기도 했습니다. 채용비리가 연이어 불거져 여러 기업이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발생되는 위기 유형이 무리 지어 트렌드를 이루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타사 위기 사례들을 계속 벤치마킹하다 보면 자사에게 발생될 위기를 미리 알 수 있게 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둘째, 같은 위기를 대응하며 저지르는 실수나 실패요인은 대부분이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사가 특정 유형의 위기관리 시 구체적으로 어떤 실수를 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자사에게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자산이 됩니다. 우리는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저 회사와 유사하거나 똑 같은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된다는 내부 의지가 생겨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완전하게 위기관리를 하지는 못할지라도, 다른 기업들이 이미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실수나 황당한 실패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위기관리는 가능해집니다. 적절한 벤치마킹이 없으면, 그러한 결과를 미리 준비하여 만들어 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셋째, 타사 위기에 대한 지속적 벤치마킹은 내부 민감성을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해당 위기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처음으로 그런 위기를 경험해 보아 대응이 어려웠다고 하소연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그런 기업들과 달리 평시에 관심을 가지고 타사 위기 사례들을 벤치마킹 한 기업들은 그런 변명을 하지 않게 됩니다.

어떤 위기가 어떻게 발생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위기가 발생될 수 있는 환경을 당연히 민감하게 통제하게 됩니다. 면역력이 생기고 체질이 강해지는 것이지요. 일단 면역을 거쳐 위기를 알고 이해하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타사와 자사를 비교하는 것에 있어 거부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사의 위기를 통해 자사의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한다는 생각에 더 집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 회사에서 발생된 위기를 우리가 경험하게 된다면? 우리는 저 회사보다 훨씬 나은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저들과 차별화 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평소 고민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 타사 사례의 벤치마킹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습니다. 많이 살피고, 자주 고민해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