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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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채널 신계약 초회보험료가 감소했다. 다만 개별사 별로 살펴보면 해당 채널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곳은 일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의 급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금리인상 기조에 맞춰 선택한 일시납 판매 확대에 나선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 초회보험료 감소세… 방카슈랑스 가장 많이 줄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3개 생보사의 올해 1~4월 누적 초회보험료는 2조156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101억원) 대비 14.1%(3538억9300만원) 감소했다.

특히 방카슈랑스 채널의 초회보험료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을 결합한 용어인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는 은행 판매망을 통해 은행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생보사들이 올해 1~4월 동안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1조677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9764억원과 비교해 15.1%(2987억1600만원) 감소했다. 이는 전체 초회보험료 감소분 중 84.4%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업체별로 살펴볼 경우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업체는 23개 생보사 중 7곳에 불과했다. 특히 몇몇 업체는 해당 채널 초회보험료의 급감이 발생했다. 일부 업체에서 눈에 띄는 감소가 나타나며 전체 초회보험료가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의 급감이 발생한 대표적인 생보사는 삼성생명이다. 올해 1~4월 해당 업체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4405억4300만원으로 전년 동기(8057억2000만원) 대비 45.3%(3651억7700만원) 감소했다.

이는 개인용 생사혼합보험의 판매량 감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 종류별 신계약을 살펴보면 단체보험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개인보험 판매량이 줄었는데 이중 생사혼합보험의 실적이 유독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삼성생명의 올해 1~4월 개인용 생사혼합보험 신계약 금액은 1965억1600만원으로 전년 동기(7278억2500만원) 대비 73%(5313억원) 급감했다. 신계약 건수 역시 지난해 1만4312건에서 올해 6361건으로 절반이 넘게 줄었다.

생사혼합보험이란 생존보험과 사망보험의 장단점을 보완한 상품으로 사망보험의 위험 보장기능과 생존보험의 저축기능을 동시에 갖춘 생명보험이다.

푸본현대생명 역시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급감했다. 지난해 1~4월 3848억1900원에 달했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올해는 1955억3700만원을 기록하며 49.1%(1892억8200만원) 줄어든 것이다. 업체 측은 채널 다변화로 인한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대리점 채널 활성화에 나서면서 초회보험료가 발생하는 채널이 분산됐다는 것이 푸본현대생명 측의 입장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판매를 늘리려 하는 기조다 보니 초회보험료 감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저축성 상품의 경우 보장성과 비교해 건당 금액이 크기 때문에, 해당 상품 판매를 한건 줄인다고 가정한다면 훨씬 많은 수의 보장성 상품의 판매가 이뤄져야 규모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 선택 통했다… 한화생명 방카슈랑스 성장 '으뜸'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4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2665억7400만원으로 전년 동기(811억4000만원) 대비 228.5%(1854억3400만원) 급증한 것이다. 한화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급증의 주요 요인은 일시납 판매 증가다. 지난해 7월부터 일시납 판매를 독려하는 등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그 효과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입장이다.

한화생명이 일시납 판매에 확대 나선 것은 금리 인상기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와 같이 금리가 높은 상황의 경우 채권이나 장기채 매입 등 투자가 용이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금리 인상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효과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시기의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 일시납 판매로 보험료가 들어와도 운용할 곳이 여의치 않아 크게 반갑지는 않다”며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의 경우 인상 기조가 계속되며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채권 등에 투자하기가 용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방카슈랑스 일시납의 납입금액이 커서 적은 건수로도 초회보험료 등 지표가 크게 변하기도 한다”며 “다만, 전체 파이가 한정돼 있다 보니 한 회사에서 높은 증가를 기록하면 다른 회사의 판매가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