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에는 3.5GHz 대역 주파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28GHz 대역 주파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밀리미터파는 B2B 영역에서만 초보적인 접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는 그 이상의 파격적인 전략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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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미터파는?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28GHz 대역 주파수는 아직 정확한 쓰임새가 확정되지 않았다. 전파의 효율성이 높지만 회절성이 낮아 미국 등 외국에서는 주요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의미있는 가능성 타진이 벌어지고 있으나 산악 지형이 많은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28GHz 대역 주파수의 활용을 두고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B2B적 접근이 대세다. 정부와 SKT,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는 연말을 목표로 지하철 전동차 내 와이파이 개선 작업을 진행중이며 밀리미터파를 백홀(기지국 주변부 망과 기간망을 연결하는 전송망)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끝나면 지하철에서 기존 71.05Mbps의 속도 대비 약 10배 향상된 평균 700Mbps의 속도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을 시작으로, 5·6·7·8호선 구간 등으로 밀리미터파 기지국 구축을 마무리한 상태다. 

시장성은 확실하다. 벨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5G 밀리미터파는 쇼핑몰, 경기장, 공항 등 고밀집 핫 존(hot zone) 지역에 구축됐을 경우 통신사가 향상된 성능과 완벽한 연결성을 갖춘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돕는 한편, 5년 이내의 투자 회수 기간을 제공한다.

나아가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8억 5000만명의 사람들에게 연결성을 제공하며,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경제에 약 3조 3000억 달러의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모든 통신사가 5G 밀리미터파를 지원하고 있으며 싱가폴을 포함한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밀리미터파가 산업 및 특화망 지역에서 쓰이고 있다. 브라질도 5G 밀리미터파 기반 모바일 TV 카메라를 지원해 고화질의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서 출시된 갤럭시S22. 출처=갈무리
일본서 출시된 갤럭시S22. 출처=갈무리

파격적 접근 필요
업계에서는 밀리미터파의 B2C 전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밀리미터파 대역 5G 서비스가 공식 상용화된 국가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그중 일본은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주요 통신사를 주축으로 선제적인 5G 인프라 구축을 추진했다. 5G 상용화에 있어 한국에 타이밍을 빼앗겼으나 밀리미터파 전략에서는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2를 일본에 출시하면서 밀리미터파 전략을 적극 차용, 그 결과 점유율 기준 샤프를 누르고 아이폰 다음 2위의 기록을 거두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3.5GHz 대역 및 28GHz 대역 주파수 모두를 커버하는 듀얼밴드 단말기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다만 NR-DC(New Radio Dual Connectivity) 기능 등을 통해 5G에서 B2C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구할 여지도 있다. 이 외에도 '진짜 5G'를 B2B에서만 조심스럽게 타진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라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물론 통신사 입장에서는 인프라 설치 등에 대한 부담이 크다. 당장 3.5GHz 대역 주파수 관련 인프라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일본은 5G 상용화에서는 한국에 뒤쳐졌으나 갖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밀리미터파 단말기 B2C 전략을 가동하는 중이다. 모험을 했다는 뜻이다. 그 연장선에서 한국도 글로벌 5G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정책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는 평가다.

밀리미터파 5G를 지원하려면 이에 대응하는 모뎀과 무선주파수(RF) 부품 뿐 아니라 별도의 밀리미터파 지원 안테나 모듈이 들어가는 B2C 스마트폰의 등장이 필요하다. 일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자격은 충분하다는 평가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