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후지타 가쓰토시 지음, 나지윤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아무리 강하게 보이는 기업이라도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무너진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것이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경영론 정수(精髓)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기본과 원칙을 못 지켜 정상의 자리에서 밀려나 내리막길을 걷는 기업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코닥, 야후, 노키아, 모토로라…뛰어난 제품력과 서비스로 한 시대를 풍미하던 글로벌 시장 최강자들도 이제는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 책은 드러커가 강조했던 경영의 ‘기본과 원칙’에 초점을 맞춘다. 이와 관련된 자기경영, 리더십, 마케팅, 혁신, 회계, 조직문화,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등 7가지 경영 이론을 설명하고, 그것들을 실제 경영에 적용하는 방법을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드러커가 가르쳐준 ‘경영의 기본기’를 갖춘다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중심과 방향을 잃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 기업의 유일한 목적 ‘고객 창조와 유지’

1장에서는 ‘자기경영의 원칙’을 다룬다. ‘자기경영’이란 자신만의 강점과 가치관을 살려 ‘대체할 수 없는 인재’가 되는 필수조건이다. 동시에 조직을 경영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2장은 ‘리더십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피터 드러커는 진정한 리더는 사람을 등지지 않고 일한다고 말했다. 즉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유능한 인재가 리더가 되었을 때 조직의 목적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실수가 무엇인지 사례를 든다. 그러면서, 눈 앞의 업무, 목표 할당량, 실적에서 눈길을 거두고 직원이 보람을 느껴 스스로 일하고 싶도록 만들 조직 목적을 정의하라고 조언한다.

3장과 4장은 ‘마케팅의 원칙’과 ‘혁신의 원칙’에 대한 드러커 경영론을 풀어준다. 이에 관한 드러커의 명언이다.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마케팅과 혁신, 이 두 가지 기능만을 갖는다.(The purpose of a business is to create and keep customers. Business has only two basic functions – marketing and innovation.)”

우선 마케팅에 대해 생각해보자. 마케팅을 조직의 매니지먼트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있다. 그들은 마케팅은 하위 전문 부서의 영역이고 매니지먼트가 관리자의 몫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드러커는 기업 목적이 고객 창조이므로, 마케팅은 매니지먼트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진정한 마케팅의 원칙은 고객의 ‘스피커’가 되는 것이다. 데이터에 과도하게 의지하기 전에 ‘고객이 자사에서 구입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마케팅이다. 분석, 전략, 프레임워크는 그것을 보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저자는 고객의 니즈를 배제한 채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기업, 오로지 ‘대박’만을 노려 혁신 아이디어를 던지는 기업의 잘못된 사례를 통해 고객을 창조하는 올바른 마케팅과 혁신의 방향을 짚어본다.

저자는 혁신의 원칙으로 ‘행운의 여신을 기다리지 말라’고 강조한다. 드러커 매니지먼트의 근본은 관리나 통제보다 창조, 또는 창조적 발견에 있다. 모든 기업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그렇기에 조직내 전 구성원이 창의력을 발휘해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니즈를 창조해야 한다.

혁신에 성공한 조직에서는 자원, 특히 인재라는 자원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조직 생산성이 올라가면 성과도 올라가고 일자리도 생긴다. 반면 혁신에 실패한 조직은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므로 생산성이 낮아져 성과나 일자리도 줄어든다.

◇ 기업 구성원 모두 회계 지식 갖춰야

5장은 ‘회계의 원칙’이다. 서평자가 누차 강조했듯이 경영자 또는 기업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회계에 대한 지식 부족이다. 적잖은 경영자들이 단기적인 매출이나 비용 수치만을 보고 중요한 경영상의 판단을 내린다. 피터 드러커는 이러한 과정을 두고 ‘임기응변’이라고 지적한다.

실패하지 않는 뛰어난 조직이 되려면 경영진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회계 처리 능력과 정보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장에서는 숫자가 표면상으로는 보여주지 않는 경영의 메시지를 파악하여 사업의 목적에 부합하게,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법을 알려준다.

◇'자기 규율’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성공한다

6장은 ‘조직문화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좋은 조직은 어떤 조직인가? 물론 다수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조직, 조직원 개개인의 강점을 응집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는 단연코 조직문화의 힘이다. 이 장에서는 성취감, 창조성, 생산성을 극대화하여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드러커는 ‘목표와 자기 규율에 따른 매니지먼트’야말로 매니지먼트의 이상적인 모습이자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매니저는 조직의 규율이 아니라 공통의 목표를 이용해 직원들을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목표를 공유하고 팀원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상황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려면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무엇을 활용해야 하는지 등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직원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법을 자발적으로 찾는 행위, 즉 자기 규율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

마지막 7장은 ‘디지털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원칙’을 다룬다. 디지털 전환이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오르며 기업들은 최신 정보시스템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될 뿐이다. 이 장에서는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성과로 이끄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한다.

2005년, 미국 서부의 IT 업계 ‘IT 버블’이라고 할 만큼 호황을 누렸는데 당시 드러커는 책이나 강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IT에서 중요한 것은 ‘I’(정보, information)이지 ‘T’(기술, technology)가 아니다.”

드러커는 기술이나 기술자를 경시하지 않았다. 기술자의 능력을 조직에서 잘 활용하기 위하여 먼저 자기 기업의 경쟁우위, 생산성, 업무 보람을 높이는 데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부터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