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일 5G 주파수 3.4~3.42㎓(기가헤르츠)대역 20㎒(메가헤르츠)폭에 대한 할당을 오는 7월 추진한다고 밝히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G 시대로 접어들어도 여전히 이동통신시장 3위에 머물고 있는 LG유플러스가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별다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추가 할당 등을 매개로 큰 그림을 그린다면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2018년 5G 주파수 할당안. 출처=갈무리
2018년 5G 주파수 할당안. 출처=갈무리

무슨 일 벌어지나
2018년 5G 주파수 경매는 sub-6로 불리는 일반적인 5G인 3.5GHz 대역과 소위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28GHz 대역이 매물로 나왔다. 여기서 후자의 28GHz 대역 총 2400MHz 폭은 통신3사가 800MHz씩을 나눠 가졌다.

핵심은 3.5GHz 대역 주파수다. SK텔레콤과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00MHz, 100MHz, 80MHz를 가져갔으며 주파수 대역 순서로 보면 LG유플러스가 3.42~3.5GHz, KT가 3.5~3.6GHz, SK텔레콤이 3.6~3.7GHz 순으로 결정됐다. 최종 낙찰가는 SK텔레콤이 1조2,185억원, KT가 9,680억원, LG유플러스가 8,095억원이다.

저주파에서 고주파로 쭉 펼쳤을 때 LG유플러스와 KT, SK텔레콤 순서며 총량은 SK텔레콤과 KT가 동일하고(100MHz 폭) LG유플러스는 약간 미치지 못했다.(80MHz 폭)

이런 가운데 정부가 3.4~3.42GHz 대역 20MHz 폭 구역의 추가 할당 경매를 진행한다고 밝히며 파장이 커졌다. 해당 블록은 LG유플러스이 확보한 블록에 붙어있으며, 사실상 LG유플러스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통신사들도 주파수를 묶는 CA(Carrier Aggregation) 기술을 활용하면 가져가지 못할 것도 없으나, 현실적으로 장비 및 시설 투자를 고려하면 불가능하다.

정부의 추가 주파수 할당은 그 동기가 어떻든 LG유플러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2018년 경매 당시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으로 80MHz의 폭만 가져갔기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LG유플러스의 2018년 전략적 선택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 혹은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SK텔레콤 및 KT가 정부를 상대로 "LG유플러스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라 비판하는 한편 한 때 "LG유플러스의 주파수 블록 할당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추가 경매에 참여하겠다"고 핏대를 올린 이유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석연치않은 이유로 케이블 방송 인수에 고배를 마신 SK는 특히 민감해하는 분위기다.

어떻게 될까

5G 시대가 열렸으나 통신사들의 서비스는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말 기준 준공완료 5G 무선국 총 19만8,832개 중, 45.5%인 9만489개가 수도권에만 집중되는 등 기지국 편차도 심각하다. 통신사들이 정부에 5G 농어촌 기지국도 할당 조건으로 인정해달라 읍소할 정도로 인프라 구축 자체도 문제가 많다.

통신3사 모두 역대급 영업익을 기록했으나 이러한 비판 때문에 자랑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5G 시대를 맞아, 통신사들은 서비스 품질과 관련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또 자초한 경향이 크다. 5G 중간요금제 출시 등이 고려될 때마다 이에 반대하고 싶어도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올해에는 통신사들이 5G 서비스 품질에 더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4G에서는 2위로 올라섰으나 5G에서는 여전히 3위인 LG유플러스는 이번 추가 주파수 할당에 홀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고, 그 주파수를 가져갈 가능성도 높다. 당장 주파수 폭이 20MHz 폭 증가하면 속도는 857.55Mbps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LG유플러스는 수도권 지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해당 장비 성능이 삼성전자와 비교해 더 높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5G 기지국 64TR(트랜스리시버) 장비를 상용화한 화웨이 장비와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국내용 64TR 장비를 개발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묘한 국내감정을 고려했을 때 SK텔레콤이나 KT가 전격적으로 화웨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 그 연장선에서 이미 화웨이 장비를 보유한 LG유플러스가 이번 추가 주파수 할당까지 끌어낸다면 시장의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도 64TR 장비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인데다 LG유플러스의 장비 주력도 화웨이 64TG 장비가 아니다. 또 망 설계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LG유플러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를 보면 '마냥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LG유플러스의 추가 전략이다. 정부 기조와 국민정서에 반대되지만 화웨이 등 소위 가심비가 좋은 장비를 더 확보하면서 망 설계 능력치를 올리고, 추가 주파수 할당으로 안정적인 기초체력을 구축한다면 판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물론 화웨이 장비를 더 받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삼성전자 등의 장비 능력도 올라가고 있는 등의 변수가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결단에 달렸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