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사진=이코노믹리뷰DB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사진=이코노믹리뷰DB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용산공원 임시개방으로 용산구 집값이 3.3㎡당 6000만원을 돌파했다. 덩달아 이촌동 한강변 재건축과 리모델링 역시 연이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시장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촌동 지역의 경우 리모델링 시 수직증축이 어려워 공급 확대 측면에서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란 시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한가람 리모델링 조합은 시공사로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 1998년 준공한 곳으로 현재 지하 3층~지상 22층 총 2036가구 규모다. 수평 및 별동 증축 방식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0층 2341가구로 리모델링 된다.

조합은 올해 9월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이촌 한가람은 앞서 이촌 강촌과 이촌 코오롱에 이어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을 한 3번째 단지가 된다. ‘이촌우성’은 올해 조합설립인가를 마쳤으며 ‘한강대우’는 현재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다.

용산구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사업은 서울 지역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이촌동 일대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총 5곳으로 이중 ‘현대맨션’은 곧 착공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촌 코오롱’도 최근 용산구청으로부터 증축형 리모델링 안전진단 용역 결과 B등급을 통보받았다. 해당 단지는 현재 지상 22층 10개동 834가구로 리모델링 완료시 25층 10개동 959가구로 리모델링 된다.

일각에서는 ‘이촌 코오롱’이 안전진단 B등급을 받으면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대감을 내비쳤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아파트 층수를 확장하는 리모델링 공법이다. B등급 이상의 안전등급을 확보하고 2차례의 안전진단과 안전성 검토도 거쳐야 하지만 B등급 안전등급을 받으면서 수직증축 가능성이 열렸다고 봐서다.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사업장의 경우 수직증축이 불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한강변 인근에 위치해 토지의 지지기반이 약해서다.

정비사업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 수직증축을 하기 위해서는 지반이 암반인 곳이어야 한다”라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한 성지아파트의 경우 단단한 암반으로 구성돼 있는 지반이 바탕이 돼 수직증축이 가능했지만, 한강변은 지반 자체가 일부 토사 등으로 연약한 지반에 자리 잡고 있어 수직증축이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기술연구원에서 지난 2018년 진행된 한강변 지반 연구에 따르면 한강 인접지역 지반 분포 특성 분석 결과 한강 퇴적작용으로 한강 주변부에서 토심이 비교적 깊게 나타났다. 한강과 근접한 범위 내 투수계수가 큰 지층인 자갈이 주로 분포했으며, 전반적으로 대부분 지역에 점토질 모래가 분포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현재까지 시장에 공급된 사례는 많지 않다. 수직 증축 방식으로 리모델링 시 기존 세대수의 15% 이내에서 공급이 가능하지만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서울 내 리모델링 사업지가 대폭 늘어나고 있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대목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총 59곳이지만 수직증축 단지는 한 곳도 없다. 잠원동 동아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991가구로 당초 수직증축 방식을 계획했지만 수평 증축 방식으로 선회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만약 리모델링을 하는 단지 규모가 3000세대, 4000세대일 경우 수평증축을 통해 그 안에서 일부 세대가 일반 분양 돼 나올 수 있지만 대규모로 추진하는 단지들이 많지 않은데다 수직증축이 어렵다보니 물량 공급 증가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라면서 “오히려 수직증축이 어렵다 보니 재건축 규제 완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리모델링 조합 내에서 조합원 이익도모를 위해 재건축으로 선회하고자 하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