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계 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송이루-조용빈 옮김, 한빛비즈 펴냄.

몇 년 전,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무엇인가 일련의 ‘거대 변화’가 전개되고 있음을 느꼈다. 저자가 정리한 거대 현상은 이런 것이다.

▲막대한 빚과 제로금리로 전 세계 3대 기축 통화국이 엄청난 양의 화폐를 발행했다.
▲지난 100년간 발생한 빈부 격차, 정치적 가치관의 양극화로 국가별로 심각한 정치적-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다.
▲새로운 강국(중국)이 출현해 기존 강국(미국)과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부와 권력이 이동하고 있으며, 세계 질서가 전형적인 큰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거대 변화’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중이다. 미국은 금리 인상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금리가 잇따라 오르고 수출과 수입, 투자와 소비 등 자국내 경제 전 부문에서 심각한 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거대 변화 속에서 저자는 오랜 과거로부터 반복되어 나타난 ‘패턴’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500년 간 세계 주요 국가의 정치-경제-역사의 패턴을 분석한 결과 모든 부와 권력의 근저에서 반복되는 ‘빅 사이클’이 발견됐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제국은 150년에서 250년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에 커다란 경제, 부채, 정치적 사이클이 50년에서 100년 동안 지속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빅 사이클’은 ▲창의성과 생산성이 증가하고 생활 수준이 대폭 향상되는 평화롭고 풍요한 시기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으로 부와 생명이 파괴되는 불황기와 폭동-전쟁 발생기 등으로 구분되었다.

물론 ‘빅 사이클’ 내에는 스몰 사이클들이 있다. 100년 주기의 장기 부채 사이클과 8년 주기의 단기 부채 사이클 같은 것들이다. 더 파고 들어가면 스몰 사이클 안에도 긴 번영의 시기와 짧은 불황의 시기가 존재했다.

저자의 연구 목적은 투자나 선택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다. 책에는 변화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의사결정권자(투자자 포함)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제시되어 있다.

‘빅 사이클’의 단계별 특징과 단계별로 필요한 리더상(像), 쇠퇴하는 단계로 가는 시기를 늦추거나 완만하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 등이 소개된다.

저자는 정점을 지나 쇠퇴로 가고 있는 전 세계의 갈등 상황, 특히 미국 내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깊이 다룬다. 세계 강국 미국과 새 강국 자리를 노리는 중국에 대해서도 살핀다.

책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빅 사이클 초기의 평화와 번영의 시기에는 불공평한 부의 분배가 발생하므로 극히 한정된 소수의 사람이 엄청난 부와 권력을 보유하고 통제한다. 그런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다가 불황이 덮쳐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면 혁명이나 내란이 발생하여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고 다시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된다.’

‘먼저 한 국가를 이해하려면 그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끌고 반영하는 국력의 척도와 빅 사이클을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별개로 떼어놓고 볼 수 없으며, 각 요인은 상호 작용하여 영향을 강화하면서 그 국가를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