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장애인 스포츠 선수의 입단식을 진행했다. 출처= 진에어
진에어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장애인 스포츠 선수의 입단식을 진행했다. 출처= 진에어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가 동종 업계에선 유일하게 스포츠 분야를 적극 후원해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다만 항공운송 시장 입지 관련 지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진에어를 비롯한 LCC가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으로 본연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2일과 지난해 11월 두 차례에 걸쳐 탁구, 보치아 등 장애인 선수단 창단식을 각각 진행했다. 진에어 장애인 선수단에 소속된 선수들은 진에어 직원으로 채용돼 활동을 이어가며 다방면으로 지원받는다.

진에어는 이에 앞서 e-스포츠 분야도 후원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e스포츠 게임구단 진에어 그린윙스를 설립한 뒤 스타크래프트2,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게임별 선수단을 운영해왔다. 진에어가 악화한 영업실적을 고려해 그린윙스를 8년 가량 운영하다 해체했지만 국내 LCC들 사이에선 처음 시도한 마케팅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국적 LCC에 대한 고객들의 브랜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표시한 그래프. 출처= 컨슈머인사이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국적 LCC에 대한 고객들의 브랜드 선호도 조사 결과를 표시한 그래프. 출처= 컨슈머인사이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진에어 ‘가장 이용하고픈 LCC’ 2위에 고정

진에어가 그동안 각종 스포츠 종목을 후원해왔지만 브랜드 이미지나 경영성과 등에 있어선 제한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2017~2020년 기간을 기준으로 소비자 6596명에게 ‘가장 이용하고 싶은 LCC’를 설문한 결과 진에어가 11.1~13.2% 범위 내 응답률을 기록해 줄곧 2위에 랭크됐다. 진에어는 해당 기간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업체에 경쟁 우위를 보인 반면 제주항공을 한번도 넘어서지 못했다. 마지막 조사 기간인 2020년엔 제주항공과 응답비율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해당 기간 진에어가 2018년 총수일가 갑질 논란을 일으킨 뒤 선호도를 회복해온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제주항공이 국내 LCC 시장의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주요 노선인 제주 노선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함에 따라 진에어에 경쟁 우위를 점한 것으로 봤다.

한국신용평가가 국적 항공사들의 노선집중도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그래픽. 출처=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가 국적 항공사들의 노선집중도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그래픽. 출처= 한국신용평가

진에어의 항공사업 관련 경쟁력이 제주항공에 뒤쳐진 점도 마케팅 성과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KIS)는 지난 16일 배포한 분석보고서 ‘Post 코로나 시대, 항공사 신용도 차별화 요인과 FSC/LCC 신용도 방향성은?’을 통해 진에어의 노선집중도 값을 2772로 산출했다.

각 항공사가 운영하는 노선의 다양화 정도를 나타내는 노선집중도의 값은 클수록 특정 노선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특정 지역의 노선이 운항 제한되면 안정적인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진에어의 노선집중도는 아시아나항공(1699), 대한항공(1920) 등 대형항공사 뿐 아니라 제주항공(2158), 티웨이항공(2664) 등 경쟁 LCC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동남아 지역에 대한 노선 수익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진에어 B737-800. 출처= 진에어
진에어 B737-800. 출처= 진에어

진에어, 공모전으로 마케팅 아이디어 수혈

업계에서는 항공사 평판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기본기인 항공 서비스 수준과 이를 제공하는 능력을 개선하는 등의 작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애플(APPLE)을 예로 들어 항공사 평판 관리 노하우를 제시했다. 애플의 제품은 각 협력사들이 구성요소를 납품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맡음에 따라 탄생한다. IATA는 애플의 높은 평판이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닌, 제품으로 고객 삶의 질을 높이는 점에 주목했다.

IATA는 “항공사 평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항공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비행(flight)에 있을 수 있다”며 “항공업계의 이해관계자들은 (평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승객 인식 뿐 아니라 승객 경험을 개선할 프로젝트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진에어는 현재 기존 노선을 재운항하는 등 여객사업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하는 상황이다.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마케팅 아이디어를 외부로부터 적극 확보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이 일환으로 올해 제3회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공식 홈페이지의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기획안을 강구하고 있다.

진에어는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해당 공모전을 열어왔다. 한진그룹의 오랜 항공경영 노하우와 입지를 계승하는데 필요한 매개인 마케팅 전략을 LCC 업황에 발맞춰 구축하는 모양새다.

진에어는 “진에어는 새롭게 변화하는 항공 여행 트렌드를 이끄는 미래 항공 마케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매년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을 운영하고 우수 아이디어를 마케팅 업무에 반영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