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메리츠증권
출처=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008560)이 비우호적인 증권업황에도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증명했다.

IB(투자은행)와 부동산PF 등 브로커리지에 의존하지 않는 수익구조가 거래대금 감소 국면에서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연초 대비 27% 이상 상승하며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8235억원, 3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7%, 32.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33.4% 늘어난 2824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타 증권사들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영업이익이 적게는 26%에서 최대 60% 이상 급감했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환경이 지속되며 시장 유동성이 줄어든 것이 증권사 수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2020년~2021년 거래대금 급증으로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익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일반 증권사와는 다른 수익구조를 갖춘 탓에 거래대금 감소 여파에 비교적 자유로웠다. 리테일보다 IB와 부동산 PF에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리테일사업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지난해 연간 총 수익(23조4012억원)에서 리테일(247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에 불과했다. 순이익 역시 전체의 10% 수준에 그쳤다.

이번 1분기 실적에는 부실채권에 대한 담보 물건(호주 부동산) 매각에 따른 지연손해금 회수가 이자이익에 약 400억원, 해외 에너지 관련 헤지거래 수익도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에 약 500억원, 비상장주식 관련 평가익이 기타 손익에 약 900억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실채권과 투자자산의 성공적인 회수에 따라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022년 주식시장 하락 및 채권금리 급등 등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이익 축소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메리츠증권은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고, 부동산PF의 높은 경쟁력, 해외 부실자산 추가 환입 가능성 등으로 전년도 최대실적과 유사한 지배주주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5180원(종가 기준)이었던 주가는 5월3일 6620원으로 27.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