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회사 매뉴얼에는 공장장과 안전팀장이 사고 발생 시 현장 언론대상 대변인이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사고가 발생되면 두 분이 모두 수사를 받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게 되어 정상적 대변인 역할이 불가능합니다. 매뉴얼이 실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 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기업에서도 현장 대변인 역할이 그 상황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바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서 그 부분이 문제입니다. 대변인의 역할은 가능한 최상위자가 해야 한다는 개념 때문에 조직도에서 현장 대변인을 단순 설정하는 오류 때문입니다.

매뉴얼에서는 대변인을 비롯한 모든 핵심 역할은 ‘정’과 ‘부’를 두게 되어 있습니다. 그 역할을 주로 담당해야 할 ‘정’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해 ‘부’를 두는 것이지요. 그 ‘부’는 꼭 한명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여럿을 하나의 역할에 묶어 두는 것은 전체 각각의 역할에서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현장 대변인 역할을 담당할 그룹을 좀더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정’은 공장장으로 유지하더라도, ‘부’의 역할을 안전팀장, 총무팀장, 환경팀장 등으로 다각화하는 것이지요.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중 누군가는 정해진 역할을 해 낼 수 있도록 편제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트레이닝 및 대변인 트레이닝은 필요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 사고 현장에서 회사측이 자체 브리핑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장 대변인의 역할은 현장을 관리하는 소방서와 경찰 등과 협업하여 메시지를 정제하는 노력이 중심입니다. 관련 조사 기관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경계하면서, 상황 팩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역할입니다. 본사 홍보실과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합니다.

만약 자체 브리핑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신속하게 본사 홍보실의 지원을 받아 사전에 현장 대변인과 본사 홍보실의 역할을 분담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이 때도 가장 중요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은 상황에 따른 팩트 기반 메시지입니다.

일부 경우에는 회장이나 대표이사가 참석해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른 의전이나 VIP 메시지는 본사 홍보실이 담당할 것입니다. 이때도 현장 대변인은 그 외 현장 상황 중심의 팩트 기반 메시지를 본사 홍보실과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 상황을 경험해 본 현장 담당자들은 이미 그런 방식으로 역할을 재정리해서 실행하려 시도했을 것입니다. 공장장과 안전팀장이 부재하고 있다고 해서 현장 기자 취재를 나 몰라라 하는 경우는 없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 사내 토론을 통해서 기존 매뉴얼을 현실화하고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매뉴얼의 환류관리라고 합니다. 오래 된 매뉴얼의 유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오래 되어 쓸모 없게 된 매뉴얼과 오랫동안 개선 강화되어 매우 강력해진 매뉴얼이 있습니다. 개선과 강화에 신경 써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