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STX OSV를 매각했다.

STX는 싱가포르증권위원회(Singapore Securities Industry Council)의 승인 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태리 조선업체 핀칸티에리(Fincantieri)에 STX OSV 매각을 최종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핀칸티에리는 이탈리아 국영 조선업체로, STX유럽, 메이어 베르프트와 함께 세계 3대 크루즈선 건조사로 알려져 있다.

양사는 주당 1.22 싱가포르달러에 지분 50.75%(598,851,000주)를 전량 매각키로 합의했으며, STX는 매각 기간 중의 배당 등을 더해 총 7,68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STX 관계자는 “유럽발 경기침체로 인해 글로벌 M&A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해양특수선 분야에서 STX OSV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건조경쟁력을 인정받아 비교적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매각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시장도 이번 매각에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21일 13시 현재 8,510원으로 어제 대비 1.79포인트 상승했다.

거듭 지체돼 왔던 이번 STX OSV 매각 작업이 연내에 성공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강덕수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도 하향 추세에 있는 STX OSV의 최근 주가가 강 회장의 매각 의지를 강화시킨 요인으로 작용 했다. 더욱이 원화강세로 1 싱가포르 달러당 881원으로 떨어진 환율도 더 이상 지분 매각을 주저할 수 없었던 요인으로 관측됐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 9월까지 STX OSV의 주가 상승과 함께 환율도 덩달아 뛰면서 매각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주가와 환율이 이전과 반대로 움직이자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는 이번 매각 대금을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운, 조선 및 관련 업종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STX그룹은 2008년 하반기 이후 해운, 조선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현금창출력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STX유럽 인수, 중국 대련 조선기지 건설, 대규모 선박에 투자했다. 자금소요가 지속됨에 따라 그룹 전반적으로 외부차입을 과도하게 확대해 왔다. STX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지난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은 뒤 이후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대상으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STX는 STX팬오션 매각, STX다롄 자본 유치, STX중공업과 STX메탈의 합병 작업, 해외자원개발 지분 매각 등 추가적인 재무개선 작업도 적극 추진해 왔고, 최근 일본 오릭스에 STX에너지 지분 43.1%를 매각해 3600억원 조달했다.

STX그룹 STX OSV 매각에 성공함에 따라 STX팬오션 매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TX 지난 19일 STX팬오션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TX다롄의 상장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시황이 워낙 안 좋아 상장을 포기하고 일부 지분 및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STX는 일단 STX다롄 지분 30~40%를 파는 방안을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다.

STX 관계자는 “이번 해외자회사 매각은 STX가 선제적인 재무개선작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산물”이라며 “추가적인 재무안정화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내실경영을 통한 안정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