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스트라드비젼의 CI. 출처= 스트라드비젼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스트라드비젼의 CI. 출처= 스트라드비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전자 등 유수 기업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는 자율주행 전문 기업 스트라드비젼이 지난해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유행병 사태(팬데믹), 반도체 수급난 등 문제로 차량을 출고하는데 차질을 빚은데 따른 결과다.

다만 같은 기간 스트라드비젼이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와 소프트웨어(SW) 공급계약을 대규모로 체결한 점을 고려할 때 실적을 개선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트라드비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132억원) 대비 2.0배 가량 늘어난 26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억원에서 23.1% 감소한 40억원을 기록했다.

스트라드비젼은 고객사의 신차에 탑재할 SW를 연구·개발하는데 필요한 용역비와 함께 해당 SW를 갖춘 차량이 출고될 때마다 발생하는 수익을 매출액으로 산정한다. 앞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체결한 계약 조건에 따라 SW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차량 출고 현황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공급 일정도 뒤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스트라드비젼 매출액의 대부분 비중이 용역비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이 감소함에 따라 영업손실도 더욱 불어났다.

다만 스트라드비젼의 실적은 완성차 시장 업황에 좌우되기 때문에 지난해 재무제표만으로 기업 경쟁력을 속단하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스트라드비젼은 지난 2020~2021년 기간 전세계 고객사들과 1,300만대 규모에 달하는 SW 공급 건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 중엔 독일차 업체 등 유력 브랜드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스트라드비젼은 이 뿐 아니라 지난해 말 LG전자가 개발한 첨단주행보조기능(ADAS) 전방 카메라에 SW ‘SVNet’을 공급하기로 계약함에 따라 경쟁력을 지속 입증하고 있다. SVNet은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객체 검출, 주행가능공간인식 등 기능을 제공해 ADAS의 기술력과 이용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스트라드비젼은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시장을 더욱 활발히 공략하기 위해 사세를 확장하는데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스트라드비젼이 지난해 급여, 광고선전비, 연구개발비 등 명목으로 지출한 판매관리비는 전년(101억원) 대비 28.9% 증가한 142억원에 달했다.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차 분야의 주요 시장인 북미를 공략하기 위해 지난 1월 미국본부를 신설하고 사내 조직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밖에 국내 연구개발(R&D) 인력을 적극 확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트라드비젼 관계자는 “스트라드비젼은 현재 전세계 주요 수요처와 좋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동시에 자율주행차 주요 시장인 미국에 신설한 조직을 확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고객사들과 양산계획을 구체화할 경우 재무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설립돼 올해 출범 8주년을 맞은 스트라드비젼은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2년 인텔에 인수된 인공지능 기술 업체 올라웍스를 이끌었던 김준환 대표(22.20%)가 최대주주로 있고 한민아(7.78%)씨가 2대주주에 올랐다.

이외 현대모비스(6.38%), LSS 메티스 제1호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6.08%), 현대자동차(4.44%), LG전자(2.70%) 등 주요 기업들이 투자 유치한 상황이다. 스트라드비젼은 최근 완성차 시장의 신성장동력인 자율주행차 분야에 필요한 객체 인식 기술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