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토스뱅크가 디지털과 IT기술로 ‘금융 포용·혁신 전도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선보이지 않은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 혜택 강화와 금융 주권 인식 확대에 나서는 동시에 금융 소외계층을 끌어안고 있다. 올해 들어 대출 영업을 재개하면서 수익성 확대와 추가적인 혁신 행보에 탄력을 받고 있다.

“고객 관점 ‘토스 DNA’로 은행 고객 문제 푼다”

토스뱅크 출범에 앞선 지난해 6월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시장공급자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토스 DNA와 뱅크 라이선스를 가지고 현재 고객들이 가진 문제를 풀어보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출처=토스뱅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출처=토스뱅크

이어 홍민택 대표는 “신용카드 사용이력과 대출이력이 없어도 1금융권에서 가장 페어(fair)한 가격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고객이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 토스뱅크가 꿈꾸는 미래”라고 밝혔다.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나선 홍 대표가 토스뱅크의 로드맵을 함축적으로 전달한 일성이었다.

‘포용과 혁신’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세운 토스뱅크는 기존 1금융권에서 볼 수 없었거나 활성화되지 않던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10월 출범과 함께 출시한 ‘토스뱅크통장’이 대표적이다. 토스뱅크통장은 연 2%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수시입출금통장이다. 토스뱅크통장은 예·적금 상품 가입으로도 받기 어려운 2.0% 금리 혜택이 담긴 상품으로 1금융권에서 ‘역대급 혜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토스뱅크 출범 당시는 초저금리 시대에서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초입부이었기에 연 금리 2.0%에 대한 고객 체감 혜택은 더욱 컸다는 평가다.

토스뱅크 은행 최초 매일 이자지급 소개 포스터. 출처=토스뱅크
토스뱅크 은행 최초 매일 이자지급 소개 포스터. 출처=토스뱅크

지난 3월에는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 이자 받기’ 기능을 토스뱅크통장에 추가 탑재했다. 기존 월별 이자 지급, 분기별 이자 지급 혜택을 주는 1금융권 상품은 있었지만, 하루마다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혜택을 선보인 건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3사를 포함해 은행권 최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금 이자 받기’ 출시 이틀 만에 41만명 수령한 이자 금액은 66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연 2% 금리 혜택 대상은 1억원 이하 예치 고객으로 바뀌었다. 다만 지난해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조치에 따라 출범 10여일 만에 배정된 대출총량을 채우며 대출영업이 중단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수신 부문에서 연 2% 이자를 제공했지만, 여신이 막히며 누적되는 역마진에 대상을 축소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수신 규모는 13조7,907억원으로 같은 기간 여신 규모(5,315억원) 대비 25.95배 많았다. 출범 직후 규모의 경제에 따른 판관비 감소 효과도 보지 못한 채 수신과 여신 단에서 불균형이 일어나며 지난해 말 토스뱅크는 8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12억원의 대출 이자수익을 거뒀지만, 424억원 규모의 이자를 고객에 제공하며 112억원의 이자순손실이 발생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혜택을 받는 고객에 제한을 두긴 했지만, 금리 혜택을 현실화하려는 과정으로 본다”라면서 “어떻게든 단일 상품으로 여전히 2%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고객에게 여전히 큰 혜택”이라고 말했다.

고객向 서비스 앞단 전면 배치…혁신에 포용을 더하다

또한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 앱에선 후순위 서비스로 여겨지던 ‘금리인하요구권’을 대고객 서비스 앞단에 전면 배치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직후부터 대출 고객의 신용점수가 개선돼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면 선제적으로 알려주는 ‘금리 낮아질 때 알림받기’를 시행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출범 직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상시 금리인하 관리 서비스를 통한 금리인하요구 건수는 2만4,910만건이다. 이는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이 6개월 간 고객으로부터 받은 평균 금리인하 신청건수(1만7,809건)보다도 40% 많은 규모다.

알림받기 서비스를 받은 고객 3명 중 1명 이상(37.5%)이 금리인하 혜택을 받았다. 금리인하가 승인된 고객은 5%포인트 이상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를 봤다. KCB 기준 신용도 최대 개선 폭은 379점이다.

토스뱅크통장. 출처=토스뱅크
토스뱅크통장. 출처=토스뱅크

영업을 재개한 토스뱅크는 대출 상품 라인업에도 혁신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인 ‘사장님 대출’을 선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전면 비대면으로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에 나선 것은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출시 한달만에 사장님 대출 규모는 1,167억원을 넘어섰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후속 상품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과의 제휴를 통한 ‘온택트특례보증’ 상품도 준비 중이다. 개인사업자 고객들이 모바일을 통해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편리성이 높은 보증부 대출 상품이다.

인터넷은행의 의무 격인 중저신용 대출 비중에서도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3.9%로, 카카오뱅크(17.0%), 케이뱅크(16.6%)보다 크다. 후발주자인 만큼, 중저신용 대출 비중 확보가 용이했던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손비용 리스크를 감내하면서도 비중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대한 토스뱅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장님 대출 상품에서 또한 중저신용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39.7%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토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에는 중저신용 개인사업자까지 포함시켜 중저신용 목표치까지 충족하겠다는 전략이 포함된다”라면서 “매출 흐름이 불안정하고 소득 신고가 불투명 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