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에 위치한 롯데카드 신사옥 전경. 출처=롯데카드
종로구에 위치한 롯데카드 신사옥 전경. 출처=롯데카드

국내 5위 신용카드 회사인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시장에 매력적인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최대 순익을 기록하며 M&A시장 최대어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카드업황 악화로 향후 순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를 보유한 사모펀드(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는 3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현재 잠재적 매수자로는 케이뱅크와 BC카드를 보유한 KT, 롯데카드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하나금융 지주 등이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84.6% 늘어났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2019년 517억원, 2020년 1,307억원 등을 기록하며 인수 이후 7배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상품 구조를 ‘로카 시리즈’ 중심으로 개편하며 출시 1년 만에 누적 발급 건수 100만장을 돌파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150만장을 넘어선 상태다. 비카드 금융 자산인 자동차 할부금융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1,209억9,3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9.2%가 확대됐다.

다만 올해부터 전망은 다소 어둡다. 카드업황 전체적으로 수익하방 압력이 강해져서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불가피하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금리인상기에 조달금리 인상은 당연한 수순으로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사업비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부터 영세·중소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기존 대비 0.1~0.3%포인트(p) 낮춰졌다. 전체 가맹점의 96.2%에 해당되는 약 287만8,000곳이 이에 해당된다. 결국 카드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방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새로운 소비 수단인 ‘BNPL(후불결제)’의 성장 역시 향후 카드사의 수익구조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BNPL은 만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MZ세대에게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를 비롯해 카카오, 쿠팡, 토스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후불결제서비스는 온라인 결제에만 한정돼 있지만 향후 결제 영역이나 금액 한도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라면서 “빅테크의 경우 이미 생활밀접한 부분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결제업까지 영향이 늘어난다면 소비의 밸류체인상 모든 게 갖춰지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이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롯데카드의 인수 매력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국내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이 신한카드(21.1%)를 제외하고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중하위권 카드사가 롯데카드 인수 시 2~3위권내로 몸집을 불릴 수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21.2%), 삼성카드(18%), KB국민카드(16.9%), 현대카드(16.8%), 롯데카드(10.3%), 우리카드(9.2%), 하나카드(7.6%) 등 순이다.

롯데카드가 가진 롯데 관련 유통기업에 대한 혜택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카드는 카드 회원과 결제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는 물론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비롯한 여러 유통 기업과 협업으로 데이터 분석과 가공에 있어 전문적인 기술력과 경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확보할 경우 데이터 활용부터 금융지주사의 경우 자회사와 시너지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가진 유통업체나 롯데 관련 회사들과의 연계성 등이 여전히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면서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더라도 데이터확보 측면에서도 인수매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