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달 31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주주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달 31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주주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처

게임업계 신흥강자인 크래프톤과 위메이드가 주가 폭락에 따른 수난을 겪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진땀을 빼야했다. 크래프톤과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더욱 집중하며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크래프톤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크래프톤은 온라인 3인칭 슈팅게임(TPS)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흥행으로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에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인 49만8,000원에 상장됐지만, 이후 주가가 20만원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더해 지난해 출시한 신작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크래프톤 측은 당장의 주가 회복보다는 본질에 집중해 성장을 이루겠다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주가 하락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크래프톤이 가진 본질적인 핵심 가치를 고도화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위메이드가 연 ‘주주와의 대화’ 행사에서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서 위메이드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를 공시 없이 대량 매도, 위믹스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최근에는 위믹스 유동화 대금을 매출로 처리했다가 정정공시를 통해 부채로 수정하는 등 매출 부풀리기 논란을 겪었다. 잇따른 논란으로 주가는 지난해 11월 20만원대에서 이날 종가 기준 10만600원으로 절반 이상 폭락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구체적인 매출 목표치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목표치는 갖고 있지 않고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100개의 게임을 출시하면 지표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자신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100개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에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수 양질의 게임을 서비스해 위믹스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신작 출시를 비롯해 딥러닝, VR(가상현실), NFT(대체불가능토큰)·웹 3.0 등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여타 게임사들과 같이 이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한 것. 이후 서울옥션블루, 엑스바이블루, 네이버제트, 솔라나 등 NFT·메타버스·블록체인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 및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IT업계 화두인 버추얼 휴먼 사업도 추진한다. 버추얼 휴먼은 향후 게임 캐릭터·e스포츠·버추얼 인플루언서·가수 등 다방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위믹스 온보딩 게임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지원 플랫폼인 게임체인저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동남아시아 및 남미 내 P2E 이용자 및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위믹스 플랫폼 알릴 예정이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 참가해 세계 게임 개발자들에게 위믹스를 소개했으며, 올해 글로벌 로드쇼 WIN2022(Wemix in NFT)를 통해서도 위믹스를 적극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크래프톤의 경우 신사업 차별화가 관건일 전망이다. 크래프톤이 추진하는 ‘이용자 창작 기반 NFT 메타버스 플랫폼’은 넥슨이 개발하고 있는 UGC(User Generated Content) 게임인 ‘MOD’와 비슷하다. 다만 넥슨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리소스를 활용하는 MOD와 달리 크래프톤은 언리얼엔진을 기반으로 높은 퀄리티의 버추얼 월드 구현을 추구하는 만큼 차별화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버추얼 휴먼에는 AI와 보이스 투 페이스(Voice to Face)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한다.

위메이드는 아직 흥행을 거두는 게임이 없는 만큼 위믹스 가치 상승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월 말 출시한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가 출시 2주만에 글로벌 동시접속자 수 10만명을 돌파했지만 ‘미르4’와 비교하면 그리 높지 않은 성적이다. 지난해 P2E(Play to Earn) 게임 열풍을 일으킨 미르4는 동시접속자 130만명까지 달성한 바 있다.